"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해 대기업 선호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대기업은 앞으로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국내 기업과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반도체 산업은 과거 미국과 일본이 앞섰지만, 지금은 대만과 한국으로 주도권이 넘어왔다. 시간이 흐르면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다. 우리가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가려면 원천기술인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야한다." - 김태성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정치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일본 기업에 엄청난 손실이 됐고, 한국 기업들에 엄청난 기회가 됐다. 우리나라도 과거 개성공단을 폐쇄해 중소기업을 육성할 기회를 놓친 사례가 있다. 우리나라 핵심 소자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갖췄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기술력이 초창기 수준이다. 이제라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이는 중소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 이종명 IMT 연구소장.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대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대기업은 협력 업체들을 단가를 내리기 위한 용도로 활용한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위주의 산업 기반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반면 독일과 이스라엘은 국가가 정책을 20~30년 정도 이끌어간다. 후발주자인 중국도 국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 정부와 민간, 대학 간에 자립 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 왕현철 원익IPS 파트장.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해 산학연계 인턴 프로그램을 내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프로그램은 광범위하고, 적재적소의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인턴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쓸모있는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기 위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주요 반도체 업체에서 진행하는 사내 교육 시스템과 연계해 협력업체 인력(재직자)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 박철진 에이스나노캠 상무.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한국폴리텍대학 안성캠퍼스를 반도체 특화캠퍼스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경기·충청 반도체 산업연계 반도체 인력양성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산업체의 수요에 기반한 교과편성부터 기업에 맞춘 프로젝트 실습, 기업인증 교과 운영, 테스트팹 구성 등으로 세계 최초의 반도체 특화 캠퍼스를 운영할 방침이다." - 하정미 한국폴리텍대학 직업교육연구소 소장.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인력 양성 방안' 세미나에서는 국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한 방향으로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대·중·소 기업의 동반성장 및 정부의 중장기 정책지원 ▲대·중·소 기업 및 산학연이 함께하는 상생 프로그램 가동 ▲전문인력 육성 등을 꼽았다.
특히, 소재·부품·장비 분야는 전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에서 핵심 원천기술을 차지하는 만큼 반도체 산업 전체의 성장을 위해서는 이에 대한 지속적인 육성 전략이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성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을 위해 먼저 대기업을 선호하는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걸 극복하려면 대기업 수준의 대우가 필요한데 중견·중소 기업들이 노력해도 대기업에서 매년 단가를 깎으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또 "대기업은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국내 기업들과 파트너로서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은 과거 미국과 일본이 앞섰지만, 지금은 대만과 한국으로 주도권이 넘어온 상황으로 우리가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원천기술인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구조는 ▲종합반도체(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공정전문(동부하이텍, 매그나칩, 엠코코리아 등) ▲팹리스(동운아나텍, 실리콘마이터스, 실리콘웍스 등) ▲소재·부품·장비(세메스, 원익IPS, AP시스템 등) 등으로 구성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에서는 지난해 D램은 전체의 74%, 낸드플래시는 전체의 49%를 차지할 정도의 경쟁력을 갖췄지만,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경쟁 열위에 있다.
김태성 교수는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지만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성장 단계에 위치, 반도체 장비 산업의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 대비 63%, 소재 국산화율은 50%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정부가 반도체는 대기업의 영역이라고 인식해 R&D(연구·개발) 지출을 많이 줄였고, 이로 인해 대학의 반도체 분야 R&D도 많이 감소했다. 이에 앞으로 R&D 인력을 늘려야 하고 기존보다 활발한 산학협력·기술교류 등이 필요하다"며 "중견·중소기업들의 자체적인 R&D가 어려우면 대학과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활용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종명 IMT 연구소장은 소재·부품·장비 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집중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종명 연구소장은 "우리나라가 핵심 소자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갖췄지만,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기술력이 초창기 수준에 머물러 있는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면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벤처기업부터 중소기업, 중견·대기업의 특성에 맞춘 지원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벤처기업은 자질을 엄격히 평가해 최소 3년간 꾸준한 지원을, 중소기업은 생산·마케팅·관리 등 기업들이 필요한 사항을 맞춤 지원하는 것이, 중견·대기업은 공정거래·투명거래 등의 룰만을 감시하고 최대한 자율성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전략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함께 중장기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종명 소장은 "하나의 반도체 소재·부품·장비를 제대로 개발·적용하기 위해서는 약 10년이 걸리는데 여기에 수혜기업인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며 "대기업이 국산화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성장 과실이 자기에게 옴을 인식했으므로 정부와 대기업이 공동출자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기업은 양질의 벤처기업 육성에 지속해서 지원하고, 대학에서는 반도체 전문학과 및 센터를 신설하는 등 최첨단 기술 연구 및 지속적인 인력양상에 나서야 한다"며 "정치가 경제의 걸림돌이 되면 안 된다고 본다.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규제는 일본 국내 기업에 엄청난 손실이 됐고, 이는 한국 기업들에는 엄청난 기회가 됐다. 우리나라도 과거 개성공단을 폐쇄해 중소기업을 육성할 기회를 놓친 사례가 있다. 이번에는 이를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왕현철 원익IPS 파트장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의 변화가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에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왕현철 파트장은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대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게 한계"라며 "대기업은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 업체들을 지원하기보다 단가를 내리기 위한 용도로 활용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위주의 산업 기반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들은 안정성과 이익을 위해 기존에 거래하던 업체나 어느 정도 크기를 가지는 업체와만 거래하고, 중소기업도 장기적인 기초 기술을 키우기보다 당장 이익이 되는 현안에 대한 과제만 진행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연구개발 지원 정책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각 기관이 공조해 반도체 산업 협력체를 통한 초격차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산업 협력체를 통한 초격차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해법으로는 R&D 및 인수합병(M&A) 지원, 실용적인 R&D 인력 육성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국가 주도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전략 추진과 함께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을 해법으로 들었다.
왕현철 파트장은 "독일과 이스라엘은 국가가 정책을 20~30년 정도 이끌어간다. 후발주자인 중국도 국가가 주도적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며 "우리 정부도 민간, 대학 간에 자립 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에 의존하던 기술개발을 출연연 혹은 학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눠서 개발할 수 있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며 "가능하다면 대기업의 투자 부분도 국가에서 세금 감면 등의 혜택을 통해 일정 부분 국산화 정책을 지원해줘야 부품·소재·장비 산업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기술 발전과 개발 인프라가 기초 기술 분야보다는 문제 위주 해결 과제만 기업의 기술로 선정해 개발하는 측면에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의 창업과 유연한 기술적 통합을 통한 M&A(인수합병)를 이뤄 반도체 기술의 퍼스트 무버 역할을 대기업이 아닌 중견·중소기업이 담당하도록 해야 한다"며 "반도체 산업의 기술 독립을 위해서는 특성화된 교육 기관을 선정하고, 클러스터 체인을 구성해 공유하는 부분으로 교육방식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철진 에이스나노캠 상무는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 전략 중 하나로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꼽았다.
박철진 상무는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을 위해서는 산학연계 인턴 프로그램을 내실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기존의 인턴 프로그램은 너무 광범위하고, 적재적소의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인턴 프로그램이 현장에서 쓸모있는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기 위해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양해각서를 체결해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턴 프로그램의 예로는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연계하는 학습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박 상무는 "반도체 인력 프로그램의 성공을 위해 프로그램명을 고유명사화(골드벨트)하고, 이를 권위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리 주체가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수용해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반도체 관련 학과 특성화 과정과 반도체 관련 취업박람회 정기 개최, 동반성장 프로그램과 연계한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 실시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인 반도체 업체에서 사내 교육시스템과 연계해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저비용으로 대기업과 협력업체와의 공생을 마련할 수 있다"며 "주요 반도체 업체는 사내 교육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이를 연계해 협력업체 인력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인력 양성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정미 한국폴리텍대학 직업교육연구소 소장은 전문가들의 이 같은 전략을 포함한 반도체 교육 특화 클러스터 구축 계획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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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미 소장은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에서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방안으로 한국폴리텍대학 안성캠퍼스를 반도체 특화캠퍼스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오는 2025년까지 2천950명에 대한 산업학사 학위 과정과 3천250명에 대한 기업 맞춤형 과정 및 재직자 향상훈련이 진행될 예정으로 한국폴리텍대학은 성남, 안성, 아산, 청주에 위치한 캠퍼스를 연계해 경기·충청 반도체 산업연계 반도체 인력양성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폴리텍대학은 산업체의 수요에 기반한 교과편성부터 기업에 맞춘 프로젝트 실습, 기업인증 교과운영,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지정된 장비를 활용한 테스트팹 구성 등 세계 최초의 반도체 특화 캠퍼스도 운영할 방침"이라며 "삼성전자가 평택 공장에 133조를 투입, SK하이닉스는 용인에 120조를 투입하고 있는데 양사가 반도체 시장을 확대하면 반도체 소재·장비·부품 기업도 동반 성장하게 되는 만큼 앞으로 기업들이 요구하는 기술인력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