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얼굴을 가져다 대세요"
QR코드로 스캔하려고 손을 명찰로 가져가자 입구 옆에 선 보안 담당자가 답답한 지 한마디 한다. 태깅을 위해 손으로 명찰을 배에서 집어 들어올려 기기에 올려놓는 과정이 없으니 빠르다.
이 얼굴인식 기기는 25일부터 3일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알리바바그룹의 '압사라컨퍼런스(APSARA CONFERENCE)2019' 행사장 내 컨퍼런스룸과 전시장 포함 모든 입구에서 등록객을 맞았다. 압사라컨퍼런스는 알리바바그룹의 고향인 항저우에서 매년 한번 개최되는 상징적 행사로서 그룹의 최신 기술이 포럼과 전시회를 통해 총출동한다.
얼굴 등록은 처음 행사 입장을 등록할 때 본인 스마트폰 카메라로 할 수 있다. 원하지 않으면 그냥 QR코드로 해도 된다. 이번 행사는 '지갑이 필요없는' 거대한 스캐너를 방불케했다.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csdfQ3NqJKCFvp.jpg)
입장할 때 얼굴을 '스캔'했다면 소비는 QR코드를 '스캔'한다. 지갑에서 신용카드를 꺼낼 일이 적어도 이 곳에선 없다.
캔커피는 '스타벅스' 로고가 쓰여진 무인 차량에서 QR코드를 스캔해 산다. 알리바바그룹의 무인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이 차량은 QR코드로 스캔한 이후 문을 열고 음료를 꺼내면 자동으로 구매한 금액을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Alipay)로 정산한다.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jkeJGYOjyLJSxp.jpg)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igL1SUzbhCJdqW.jpg)
알리바바그룹 쉬에둥씨는 "알리바바그룹의 다모아카데미 X랩에서 자율주행 기술 등 무인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캔이 아니라 아메리카노를 원하는 이를 위한 자판기도 QR코드로 이용한다. 스크린을 터치해서 원하는 음료를 누른 이후 알리페이 QR코드 스캔으로 결제를 하면 뜨거운 아메리카노가 제조돼 나온다.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ePBcOKdtHxbzHV.jpg)
행사장 한 켠에선 KFC 로봇이 만드는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 KFC가 '무인 슈퍼 간식 체험 매장'이라고 이름붙인 아이스크림 매대에선 콘의 고깔 부분이 부서지지는 않고도 가볍게 아이스크림을 들어올릴 수 있는 정도의 정교한 '잡기 능력' 또 '6+1' 관절의 조화로운 협동 작업 움직임, 여기에 실시간 품질 검측 능력이 더해진 로봇이 아이스크림을 서빙한다. 설명에 따르면 이 로봇은 45N 즉 4.59Kg 무게의 물건을 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결제는 QR코드 스캔으로 한다.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Y0iHyMX1pNzrJx.jpg)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UHYelKtteZEj5v.jpg)
이미 QR코드가 보편화한 중국에서 AI 기술이 결합한 유통 모델이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행사장 옥외에선 얼굴을 인식해 감정을 알려주는 이벤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화장실 휴지도 알리페이 스캔을 하면 무료로 쓸 수 있다고 설명됐다. 실제 화장실 내에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지가 있었지만 이 경우 일종의 네트워크 형성 마케팅 전략 중 하나로 보인다.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E6aAZb8mCApp4j.jpg)
곳곳에선 알리바바그룹의 물류 기업인 차이냐오네트워크가 개발한 '라스트마일(Last Mile)' 무인 자율주행 물류 차량이 돌아다닌다. 이 차량은 이미 상용화됐다. 알리바바그룹의 강왕 다모아카데미 자율주행연구소장은 "알리바바그룹의 자율주행은 물류 차량 개발에 집중돼있다"며 "라스트마일 자율주행 차량을 상용화했으며 향후 일반 자율주행 승용차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물류 차량에는 자율주행 기술은 물론 얼굴인식 택배 수취 등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집약됐다.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0RnH0P0wCHw3SI.jpg)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0dD9FdJ37MVl95.jpg)
이날 전시장에선 블록체인을 접목한 도서 대여 서비스도 선보여졌다. 개인정보 중앙화 없이 알리페이의 블록체인 서비스를 통해 도서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https://image.zdnet.co.kr/2019/09/28/hjyoo_rUKI5773Q8FahK.jpg)
이처럼 인공지능,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이 접목돼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하는 것은 알리바바그룹이 말하는 '신유통' 서비스의 일환이다. 무인으로 움직이는 차량은 '신물류' 서비스의 핵심 부분이다.
관련기사
- 알리바바-WFP, 기아 퇴치 위해 AI 머신러닝 적용2019.09.29
- 中 알리바바-美 페이스북, 클라우드 AI 손잡았다2019.09.29
- 마윈 떠난 알리바바, '마윈의 숙제' 풀고 있다2019.09.29
- 알리바바 장융 CEO "5년 내 10억 소비자, 1700조 거래 목표"2019.09.29
이를 위해 알리바바그룹은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알리바바클라우드, 반도체 기업 핑터우거, 물류 기업 차이냐오네트워크, 배달 O2O 기업 어러머, 유통 기업 허마셴성과 티몰 등 그룹 계열사를 통털어 유통과 반도체, 물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지능형 물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날 알리바바가 행사장에서 선보인 다양한 상용 기술도 수 만여명의 등록객을 신유통과 신물류 체험객으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