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람 아닌 AI가 만든 모델 쓰는 시대 온다

韓 '딥스튜디오'· 美 '제너레이티드 포토스'

중기/벤처입력 :2019/09/29 09:45    수정: 2019/09/29 13:24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로 합성한 얼굴 사진·영상을 시간과 비용을 아끼며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를 통해 관련 비즈니스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

IT 업계에 따르면 AI 얼굴 합성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 중 아직까지 획기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곳은 없었다. 얼굴을 예쁘게 화장시켜주거나 다른 사람의 얼굴로 바꿔 이용자에게 재밌는 경험을 선사하는 카메라 앱들이 시중에 나와 있다. 그러나 이 앱으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앱에 광고를 게재하거나 앱 설치 이용료를 받는 정도다.

국내 한 인터넷 기업의 AI 전문가는 “얼굴을 합성해주는 카메라 앱들이 재미는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비즈니스 모델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 동안 가상 얼굴을 만드는 기술이 얼굴 합성 자체의 서비스나 비즈니스로서 크게 가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하지만 그 기술에 사용된 딥러닝 모델이 다른 여러 가지 분류의 문제에서 더 혁신을 이루도록 돕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딥스튜디오가 만든 가상 인물 '조은현'(사진=조은현 인스타그램 계정)

그런데 최근 제2의 아담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 휴먼’을 만들어 모델 촬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인 스타트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딥러닝 컴퓨터 그래픽 전문 스타트업 '딥스튜디오'다.

유명 가수나 배우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자 하지만 그들의 바쁜 일정 때문에 섭외하기 힘들 수 있다. 이때 딥스튜디오는 모델이 직접 촬영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얼굴을 특정 모델 얼굴로 변환할 수 있는 기술로 문제를 해결한다. 일반 모델이 여러 가지 표정과 포즈를 취하면 그 일반 모델의 표정과 동작 모두를 유명 가수의 얼굴로 바꿀 수 있다.

딥스튜디오는 최근 가상 인물 ‘조은현’을 만들어 실험 중이다. 직업을 아이돌 가수로 설정했으며,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다. 회사는 이같은 기술을 발전시켜 초상권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투자 유치를 통해 기술을 서비스 할 계획이다.

제너레이티드 포토스 팀이 만든 가상 인물 얼굴 사진.(사진=제너레이티드 포토스 홈페이지)

해외에서는 AI로 합성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얼굴 사진 10만개를 무료로 배포하는 '제너레이티드 포토스'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 팀은 2년간의 프로젝트 끝에 10만 가지 얼굴 사진을 만들어 이달 초부터 구글 드라이브로 공유 중이다.

IT 개발자, 사진작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이 팀의 본부는 미국에 소재했으며, 직원들은 대부분 원격 근무를 하고 있다.

제너레이티드 포토스가 배포한 얼굴 사진은 초상권이나 저작권법에 저촉되지 않아 과제나 상업적인 용도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머신러닝을 돌리기 전 원본으로 팀이 직접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스크랩 한 사진은 쓰지 않았다고 한다.

제너레이티드 포토스는 자체적으로 모델 69명을 특수 조건에서 촬영해 총 2만9천장의 사진을 얻은 후 기본 후처리를 거쳤고, 머신러닝과 스타일 간(GAN) 기술을 통해 서로 다른 10만개의 얼굴 사진을 제작했다.

제너레이티드 포토스는 자체 모델 촬영을 통해 머신러닝에 활용한 원본 사진들을 마련했다.

간 기술이란 상반되는 목적을 가진 두 요소가 대결하는 구조를 통해 이미지 생성을 학습하는 이미지 생성 기술의 한 종류다. 재조합 얼굴을 만드는 프로젝트에서 자주 쓰이는 기술이다. 간 기술은 깃허브 등을 통해 세계 개발자들의 손을 거쳐 여러 형태로 분화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젝트에 사용된 스타일 간은 엔비디아 측에서 구축한 모델이다.

제너레이티드 포토스는 “AI의 힘으로 다음 세대 미디어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저작권 시비를 논하는 것은 이젠 옛날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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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무료로 AI 얼굴 합성 사진을 배포하지만, 이 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AI 모델 에이전시를 만드는 것이다.

광운대 정동훈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앞으로는 이미지, 영상, 음성 등에 대한 딥러닝 기술이 발전해 세상에 전혀 존재하지 않으면서도 더욱 매력적인 대상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며 “ 때문에 (더 이상 원본임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초상권 등 문제를 논하는 단계는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