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패널 가격 정한다"..이유 있는 '삼성·LG 8K' 다툼

이정노 KETI 박사 "프리미엄 TV 시장, 4K→8K로 세대교체 진행 중"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9/26 14:51

"현재 TV 시장은 해상도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4K UHD 패널 판매량은 풀HD를 넘어섰고, 8K 시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TV는 패널의 화질이 가격을 결정한다. 이게 바로 브랜드 파워이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툼을 벌이는 이유다." - 이정노 전자부품연구원 박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화질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논쟁이 국내에서 개최되는 디스플레이 기술 설명 세미나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26일 세미나허브가 주최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디스플레이 핵심소재·부품·공정 기술교육 세미나'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논쟁을 이어가고 있는 8K TV 화질논란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이정노 전자부품연구원(KETI) 박사는 '프리미엄 TV를 위한 OLED, QLED 기술 이슈 및 현황'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현재 TV 시장은 해상도의 세대교체가 진행 중으로 4K UHD(3천840×2천160) 패널 판매량이 풀HD(1천920×1천80)를 넘어서는 단계다. 이미 케이블 방송을 보면 4K 영상을 볼 수 있다"며 "8K 시장이 막 고개를 드는 시점인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화질)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는 같은 LED(발광다이오드) TV라도 브랜드 파워가 높은 패널을 사용해야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이게 바로 삼성과 LG가 싸우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분석한 글로벌 TV 시장 추이. (사진=지디넷코리아)

양사의 8K TV 화질논란은 지난 17일 LG전자가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TV인 '8K QLED TV'의 해상도 문제를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LG전자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정한 해상도 기준을 근거로 8K QLED TV의 픽셀(화소)수는 8K(약 3천300만개)가 맞지만, 또 다른 충족 기준인 화질 선명도(Contrast Modulation) 값은 12%에 불과해 기준(50%)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LG전자의 주장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8K TV의 해상도는 단순히 해상도와 화질 선명도만을 고려할 것 아니라 밝기부터 컬러볼륨, 영상처리기술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야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LG전자가 최근 삼성전자를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행위(허위과장 표시광고)를 이유로 대한 신고서를 제출해 다툼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정노 박사는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과거에도 휴대폰과 TV 화질에 대해 여러 다툼을 벌여왔고, 이번 다툼은 LCD(액정표시장치)와 LCD의 싸움으로 볼 수 있다"며 "현재 프리미엄 TV 시장은 대부분을 LCD가 차지하고 있고, 고해상도·대형인치를 중심으로 시장이 증가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프리미엄 TV 시장을 잡는다는 것은 중저가 TV 모델에서도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얼마전 LG전자의 88인치 8K OLED TV가 SID(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 2019에서 최고상을 받았는데 기술력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나아가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중국 광저우에서 준공식을 열고 (8.5세대) 공장가동에도 돌입했다. (앞으로) OLED TV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퀀텀닷 TV(QLED 포함)는 300만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는 250만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LCD TV 시장의 판매량이 2억2천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퀀텀닷이 더 선방했다는 뜻이다.

이정노 박사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간 서로 다른 OLED 기술 전략을 가져왔고, OLED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LG전자의 WOLED(화이트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방식은 고려할 생각이 없고, 앞으로도 퀀텀닷(QD) 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LCD TV를 지속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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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현재 퀀텀닷 소재를 필름에 사용하는 'QDEF(Quantum Dot Enhancement Film)' 방식에서 퀀텀닷 소재를 색변환재료(Color Conversion Material·CCM)로 활용하는 'QDCC' 방식으로 진화할 것으로 봤다. 이는 기존 QDEF 대비 높은 전력효율과 시야각을 제공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정노 박사는 "나노시스에 따르면 퀀텀닷 소재를 기반으로 한 기술 로드맵은 QDEF에서 QDOG(Quantum Dot On Glass·퀀텀닷을 유리기판에 올려 두께를 얇게 만드는 방식), QDCC, QDEL(Quantum Dot Electro Luminescence·퀀텀닷이 자발광하는 방식)로 발전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QLED TV는 QDCC 방식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