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관련한 표준 데이터가 없어 애를 먹고 있다. AI를 확산하려면 표준 데이터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데이터 수집 등 비즈니스를 할 수 없어 해외로 나갔다. 우리랑 비슷한 미국 AI 기업은 엄청난 가치에 투자도 수 천 억원 씩 받는다. 기술이 우리랑 차이가 없는데 그렇다. 순전히 규제 탓이다. 답답하고 안탁깝다."
"AI는 오래 걸리는 분야다. AI과제를 1,2년으로 끝내서는 안된다.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연구개발에 끝내지 말고 해외 진출로 연계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GPU(Graphics Processing Unit)를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해달라."
"데이터를 가진 기술 기업과 수요 기업이 한 세트가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
"의료 분야 규제가 너무 많다. 규제 샌드박스를 제한적으로나마 국가 R&D 사업에 적용해달라."
"국내서 의료 데이터를 구하지 못해 해외 데이터를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쓰레기 데이터가 너무 많고 정제도 힘들다. 제품을 출시하려면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각 단계별 취급 기관이 다 다르다. 여러 곳을 상대해야 해 서류 작성 등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 인증을 좀 더 간편히 받게 해달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 김창용)이 19일 주최한 '제 12차 ICT CEO 포럼'에서 AI 기업들이 'AI강국 코리아'를 위해 쏟아놓은 제안이다. 참석자들은 데이터 사용 규제 완화와 표준 제정, 인증 절차 간소화,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을 요청했다.
이날 행사는 '인공지능(AI) 기반 산업혁신'을 주제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10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ICT CEO 포럼'은 NIPA가 AI, 공개SW, 가상현실(VR) 등 주요 ICT 분야 CEO와 함께 현안을 점검,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됐다.
19일 행사에는 NIPA에서 김창용 원장과 김득중 AI융합산업본부장, 민병수 ICT 생태계본부장, 홍상균 사업지원단장, 최석원 AI융합사업본부 팀장 등이, 산업계에서는 장정열 에프에이솔루션 대표, 전상현 마인즈앤컴퍼니 대표, 김덕석 엠티이지 대표, 최재찬 이투온 대표, 유경식 인피니그루 대표, 전재후 메디팜소프트 대표, 김태영 디스페이스 대표, 김영우 네패스 전무, 한상영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 상무, 김주성 KT 상무,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김창용 원장은 "AI 등 ICT 기업이 가속 성장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려 한다"면서 "AI기업 지원을 올해 100곳에서 내년에 30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원장은 "조선, 해양, 제조 등 AI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연관 산업이나 서비스에 관심이 많다"면서 "신남방 국가를 비롯해 해외 진출 지원도 적극적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석한 산업계 CEO들은 'AI강국 코리아'와 AI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저마다의 방안을 제시했다.
전상현 마인즈앤컴퍼니 대표는 "AI는 산업이 아니라 전체 사회를 건드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면서 "기존 산업이 AI를 어떻게 이용하는냐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진단했다.
전 대표는 독일과 일본의 AI산업 육성 방안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독일은 2018년 11월 'AI 메이드 인 저머니(AI Made in Germany)'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최초의 AI전략 발표로, 세계 최고의 AI 국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성공적 AI 정책 지원을 위해 12개 분야(연구강화, 챌린지, 기업 역량 강화, 스타트업 지원, 노동시장 변화, 인재양성 및 유치, 공공수요 및 정부서비스 혁신, 데이터 활용 및 촉진, AI오용과 법제도, 표준, 국내외 네트워크, 사회적 논의)로 나워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데이터 처리 연구, AI전문 교수직 개설을 추진한다.
일본은 올 3월 'AI전략 2019'를 확정했다. AI사회 구현을 위해 복지(건강, 의료, 돌봄), 농업, 국가안전 및 재난, 교통인프라 및 물류, 스마트시티 등 5개 중점 분야를 선정했다. 특히 AI를 통한 교육 개혁과 연구개발 체제 혁신 등을 추진한다.
전 대표는 "아직 AI가 산업을 바꿨다는 사례는 없다. 퍼블릭 분야가 효과가 크다"며 "NIPA가 하는 민간지능정보서비스확산 사업 등이 매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AI 및 핀테크 기업을 이끌고 있는 장정열 에프레이솔루션 대표는 "NIAP 과제를 하면서 막연하던 AI를 잘 알게 됐다"면서 "AI는 오픈소스로 공개된 기술이 많아 기술 진입 장벽이 낮다.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보다 데이터를 보고 있다. 데이터와 연계해 각 산업별 성공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대표는 "수요와 공급 기업이 함께 해야 한다. 두 기업이 한 세트가 되야 한다"면서 "이래야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의료AI 기업 엠티이지의 김덕석 대표는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순천향 등 4개 병원과 협력해 수술 동영상 관련 과제를 하고 있다고 밝힌 김 대표는 "병원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부분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면서 "규제 샌드박스를 제한적으로 국가 R&D에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송도영 법무법인 비트 변호사는 "병원 데이터를 보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서 "병원마다 지침(가이드라인)이 달라 의사들이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현실을 지적했다.
김덕석 대표는 투자 유치 어려움도 호소했다. "국가 R&D를 하는 건 일종의 어드밴티지라 생각하는데 VC 들은 그렇게 생각 안한다"면서 "다빈치라는 글로벌 의료 회사는 매출이 0원인데도 3천억을 투자 받았다. VC들이 의료 쪽에 네거티브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NIPA같은 기관에서 해결, 원활한 투자유치가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재후 메디팜소프트 대표는 휴대용 심전도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AI로 심장 질환과 관련한 것을 30초만에 21가지를 분석할 수 있다. 그런데 병원에서 심전도 데이터를 획득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1만건 데이터 가지고는 머신러닝을 못돌린다. 국내에서 데이터를 못구해 해외에서 13만건을 구했지만 해외 데이터는 쓰레기가 많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 대표는 "우리 같은 의료기기는 시판을 하려면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관련 기관이 많아 비용과 시간 면에서 인증을 받기가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분야 대표로 참석한 김영우 네패스 전무는 "25년간 반도체 패키징만하고 있다. 에러를 찾는 협업AI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은, 표준이 있으면 어떤 데이터도 학습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은 데이터를 표준화한 게 없다"며 표준 데이터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무는 "어떤 데이터든 표준화된 형식(폼)이 있으면 AI가 판단할 수 있다"며 "데이터를 표준화해 시스템에 넘겨주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전무는 네패스가 충북 오창에 공장을 갖고 있다면서 "AI를 적용해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서버, 빅데이터 등 관련 인력이 중소기업에는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AI 응용SW 분야 딥스페이스의 김태영 대표는 "알파고 이전부터 딥러닝을 했다"면서 ".개발과 수요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수요와 공급이 매칭이 안되는게 문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오픈 커뮤니티 활동을 많이 하는 개발자를 보유한 기업에 정부 사업시 가점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제찬 이투온 대표는 "해양경찰청이 수요기관인 과제를 하고 있다. 해경이 적극적이다"고 소개하며 "AI는 데이터 축적에서 시작해 모델링, 학습 등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다. 신뢰 확보를 위해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AI는 1,2년에 성과 내는 것이 쉽지 않다.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또 과제가 내부 지원에 그치지 말고, 해외에 나갈때도 도움이 되는 등 글로벌 진출 지원과 연계된 과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도영 비트 변호사는 "기승전정보보호"라는 말이 있다며 경직된 규제를 꼬집으며 "AI가 적용되는 산업이 규제가 많다. 규제샌드박스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개인정보는 특히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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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식 인피니그루 대표는 "미국과 유럽에도 조직이 있다. 외국은 수천억 투자 받는데 우리는 못 받는다. 우리랑 외국 기업과 무슨 차이가 있나? 단지 그들은 클라우드 베이스로 한다는 거다"면서 "우리는 데이터를 마음대로 못 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유 대표는 "국내는 규제가 심해 베트남에 진출했다"면서 "억울하고 안타까운건, 우리가 미국 회사와 차이가 없는데, 가치 차이는 엄청나게 난다"며 아쉬워했다
이밖에 김주성 KT 상무는 머신러닝을 활용해 오렌지 맛을 좋게 한 공장을 소개하며 "수요 기업과 공급 기업간 매칭이 정말로 필요하다"고 밝혔고, 한상영 NBP 상무는 "데이터 인프라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