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가솔린 SUV 시대' 꿈꾸는 쌍용차 창원 엔진공장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 개발 전념...전동화 파워트레인 개발 숙제

카테크입력 :2019/09/19 13:00    수정: 2019/09/19 16:14

(창원=조재환 기자) 쌍용자동차가 지난 1994년 5월 창원 제1엔진공장 가동 이후로 약 25년만에 처음으로 대규모 기자단을 초청하는 간담회를 18일 열었다. 약 70여명이 참석한 기자들 앞에서 창원엔진공장이 현재 주력하고 있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GDI 엔진 생산 현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쌍용차는 약 3년전 창원엔진공장 미디어 초청 간담회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디젤게이트 등 여러 가지 부정적 이슈가 터지면서, 해당 계획은 무산됐다.

쌍용차는 올해초부터 티볼리와 코란도에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시키면서, 자연스럽게 기자들을 초청해 엔진 생산라인을 공개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됐다.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쌍용차 창원엔진공장의 부지 면적은 3.5만평이다. 차량 생산 공장과 본사 등이 위치한 평택(26만평)보다 약 8분의1 정도 작은 규모지만, 향후 쌍용차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기지 중 하나다.

쌍용차 창원엔진공장의 역사는 지난 1991년 1월 메르세데스-벤츠사와 4기통 및 5기통 디젤엔진 개발 기술을 제휴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쌍용차와 메르세데스-벤츠는 창원에서 효율성이 좋은 엔진을 개발하기 위해 서로 협력했다. 지금은 쌍용차 스스로 창원에서 엔진 개발에 독자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메르세데스-벤츠가 전수한 엔진 기술 노하우를 접목시키고 있다.

쌍용차 창원엔진공장 입구 (사진=쌍용차)

지난달 말 기준 총 483명(사무관리 76명, 기술 407명)이 근무중인 창원엔진공장은 크게 제1공장과 제2공장으로 나눠진다. 쌍용차의 핵심 판매 라인업으로 자리잡은 가솔린 터보 엔진은 제1공장에서 이뤄진다. 기존에 판매됐던 1.6 가솔린 MPI 엔진과 1.6 디젤 엔진도 제1공장에서 생산된다.

연산 9만개 엔진을 생산할 수 있는 창원엔진공장 1공장의 특징은 디젤과 가솔린 두 종류 엔진을 혼류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부품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약 12단계의 품질 검증평가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직접 살펴보니, 공장 내부에서는 디젤엔진보다 가솔린엔진이 생산되는 모습이 더 많이 보였다. 디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쌍용차 내부에서도 1.5 가솔린 터보 엔진 강화에 더 힘을 쓰는 모습이다.

쌍용차 창원엔진공장 조립라인 (사진=쌍용차)
쌍용차 창원엔진공장 내 가공라인 로봇이 가동중인 모습 (사진=쌍용차)

티볼리에 들어가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의 최대 출력은 약 5000~5500 RPM(분당 엔진 회전 수) 범위 내에서 170마력(PS)이고, 최대 토크는 1500RPM~4000RPM 범위 내 기준으로 28.6kg.m다. 약 16.0kg.m에 불과했던 기존 1.6 가솔린 MPI 엔진보다 출력과 토크 면에서 한층 개선됐고, 낮은 엔진 주행 영역대에서 최대 토크를 낼 수 있어 효율성을 키운 점이 특징이다.

쌍용차는 공장 현장에서도 일상 주행에 무리 없는 SUV를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엔진 불량 비중을 거의 제로로 이끌겠다는 포부도 담겨있다.

앞으로 쌍용차 내부에서는 디젤 엔진이 제작되는 경우가 드물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가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솔린 SUV 판매 비중은 28.0%, 디젤 SUV 판매 미중은 72.0%였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유종별 SUV 판매 비중은 다르다. 가솔린 SUV의 판매 비중은 37.9%로 올랐고, 디젤 SUV 비중은 62.1%로 내려앉았다. 쌍용차 티볼리, 코란도 가솔린 판매가 늘어나면 전체 가솔린 SUV 판매 비중은 이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솔린 SUV 시장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쌍용차 창원공장은 현재 미래 친환경차 시대를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가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민병두 쌍용차 창원엔진공장장 상무보는 친환경차 시대 대응 계획에 대한 지디넷코리아 질문에 “가장 큰 숙제 중 하나다”라고 답했다.

민 상무보는 “현재로서 쌍용차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다운사이징 소형 엔진을 갖춰 연비를 향상시키고 배기가스를 저감시키는 일”이라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도입은 쌍용차 창원공장의 미래와도 직결된다”라고 밝혔다.

민 상무보의 답변을 보면, 쌍용차는 전기차 개발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개발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에 쌍용차 스스로 전기차 메이커로 전환한다면, 공장 내부의 구조 등을 바꿔야 하는 부담감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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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상무보는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하이브리드 등은 엔진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쌍용차 창원공장이 이를 대응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쌍용차의 이같은 포부는 다른 국내 완성차 업체보다 많이 늦은 편이다. 하지만 1.5리터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코란도는 국내 SUV 중 유일하게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을 획득했다. 늦더라도 단계적으로 친환경차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것이 쌍용차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