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AI 세계최고 경쟁력...30년내 AI는 모두 좀비AI"

[방은주기자의 IT초대석] 임영익 인텔리콘 대표..."스탠포드대 코드X 같은 프로그램 만들고 싶어"

컴퓨팅입력 :2019/09/19 13:33    수정: 2019/09/24 15:14

"이미 20년전에 인공지능(AI) 수학교육 시스템인 'AI튜터'를 개발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연구하고 있는 법률 AI(리걸AI)는 우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영익 인텔리콘연구소 대표의 이력은 예사롭지 않다. 서울대 생명과학과 출신이지만 20년전에 AI사업을 했고, 사법시험(사법연수원 41기 수료)에도 붙었다.

연수원 시절 생각한 리걸AI 비즈니스 아이템 3개를 근간으로 인텔리콘연구소를 2010년 설립, 지난 10년간 '나홀로' 리걸AI 분야를 개척해왔다. 그동안 수많은 '공격'을 받아온 임 대표는 "외롭기 보다 비장감이 들었다"며 "아문센의 남극 탐험대 같은 느낌이였다"고 토로했다.

임 대표는 AI변호사와 사람변호사간 계약서 분석 경진대회를 지난 8월 개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술 보는 걸 좋아하고 낙천적 성격인 그의 생활 신조는 '아니면 말고'다. 리걸AI 분야 최고 전문가인 그는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결국 인간의 모방이며, 인간 의식까지 지배하지 못한다면서 "앞으로 30년내 나오는 AI는 모두 좀비AI"라고 강조했다. 임 대표에게 리걸AI의 현주소와 인텔리콘의 비전을 들어봤다.

='법과 빛이 세상을 치유한다(LEX ET LUX OMNIA SANAT)'가 회사 미션이다

"내가 만든 말이다. 라틴어를 좋아한다. 이것 저것 만들다 이렇게 지었다."

=인텔리콘은 무슨 뜻인가

"인텔리전스 컨버전스를 뜻한다. 지능 시스템이 컨버전스 되는, 우리가 지능시스템의 강자라는 뜻을 담았다."

=대학을 10년간 다녔다는데

"서울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했다. 전공이 바이오지만 주로 공부한건 수학, 물리학, 전자공학이였다. 여러가지를 잡스럽게 공부했다(웃음). 이들 과목을 듣느라 늦게 졸업을 했다."

=대학 졸업 후 행보는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후반인 1990년대 말에 메타연구소를 세웠다. 말이 연구소지 조그만 회사였다. SW개발 등 여러 일을 했다. 대법원 전산화 사업도 했다. 디자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일도 했다. 당시엔 융합이라는 말이 없었지만, 지금 보면 융합이였다. 하다보니 일이 재미있었다. 원래 1~2년만 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가려했는데 6년이나 하게 됐다. 예상보다 4년 늦게 미국 유학을 갔다."

=미국 유학에서 쇼킹한 걸 많이 봤다던데

"새로운 경험이였고, 충격을 많이 받았다. 미국 유학에서 과학자가 아니라 기업가가 되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내가 미국에 갔을때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딥러닝 논문이 발표됐고, 유튜브가 구글에 팔렸다. 한국에서 상상하지 못하던 일을 목격했다.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에 가보니 우물안 개구리였다. 한국은 닷컴버블이였는데 미국은 이미 플랫폼으로 가고 있더라. 내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데 유튜브가 엄청난 가격에 팔렸다. 나는 당시만해도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었다."

=인텔리콘 설립은 미국에서 생각한 건가

"미국에 있을때 10년후, 20년후 새로운 세상이 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미국 유학전 한국에서 인공지능 수학 시스템을 개발해 비즈니스를 했다. 인공지능 바둑 연구도 했었다. 모두 실패했다. 너무 빨랐다(웃음). 당시 히트한 다이알패드와 네이버 등은 지인이나 선후배들이 차린 거다. 이 사람들은 프로였고, 나는 재미로 일을하는 아마츄어였다. 당시만 해도 돈 버는 거보다 과학에 더 관심이 많았다. 인간이나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고 싶었다. 돈을 번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미국에 가보니 똑똑한 얘들이 다 비즈니스에 관심이 많더라.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은 한국 사람과 중국 사람 밖에 없더라. "공부는 미국이 한 걸 받아먹는거 밖에 안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키우려면 공부해서 교수되는 것 보다 최첨단 비즈니스 세계에서 미국과 경쟁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AI 수학 튜터와 콘텐츠 제작 등은 내가 미국보다 빨리 한 사업 아이템인데, 미국에서는 이들 분야 투자가 1000억 원, 2000억 원 일어나더라. 우리는 10억 원도 힘든데.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미국에서 거액의 투자와 M&A가 일어나는 걸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한국에 와 우연히 법률을 잘 아는 지인을 만나 AI튜터 비즈니스 이야기를 했는데 법률도 그렇게 만들어보라고 해 리걸AI를 하게 됐다."

국내 첫 리걸AI 회사인 인텔리콘을 2010년 세운 임영익 대표.

=인텔리콘이 2015년 내놓은 '아리리스(i-LIS)'가 국내 첫 리걸AI인가

"그렇다. '아이리스'는 리걸AI의 엔진 이름이다. 인간 변호사의 지식 구조를 시뮬레이션 혹은 이미테이션하는 검색기다. 수학, 통계학, 물리학, 인공지능, 컴퓨팅 공학을 융합했다. 질문이 들어오면 최적의 판례와 법률을 찾아주고 관련 법령을 이미지로 보여준다. '아이릭스' 엔진을 채택한 제품이 '유-렉스(U-LEX)'다.

=2016년에는 국내 첫 법률챗봇 ‘로-보(Law-Bo)’도 내놨다

"로-보는 김영란법에 대응하기 위한 챗봇이다. 김영란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알려준다. 검색기인 '유렉스'와 기능이 다르다. '로-보'는 국내 첫 법률 챗봇이다."

=세계법률인공지능경진대회에 나가 두번이나 우승했는데

"추론이 가능한 '아이리스7'이라는 리걸AI로 2016년 일본 동경과 2017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법률인공지능경진대회에 나가 두번 연속 우승했다. 우리가 우승할 걸 두고 당시 다른 나라에서 "충격적"이라고 했다. 두번 연달아 우승하고 '아이리스7'은 은퇴했다. 이후 대회에 나가지 않았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리걸AI는

"총 4종이다. 지능형 검색기가 2개, QA 머신이 2개다."

=얼마전 인간변호사와 대결을 한 '알파로'는 언제 현장에서 쓸 수 있나

"알파로를 쓰겠다고 대기하고 있는 로펌이나 기업이 제법 있다.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알파로'는 두 종류다. 무료 버전과 로펌용 유료 버전이 있다."

=알파로와 인간변호사 대결을 두고 알파로가 이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다는 말이 있는데

"인간은 종합 추론을 하고 창의적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변칙상황도 해결할 수 있다. 알파로는 이걸 못한다. 정형화된, 범위를 좁힌 상태에서 경쟁하면 항상 알파로가 이기게 돼 있다. 기계는 학습한 거를 잘할 뿐이다."

=회사 이름을 연구소로 한 이유는

"특별한 건 없다. 처음 만든 회사이름이 메타연구소라 그렇다. 아직은 매출보다 제품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리걸 AI시장 국내외 현황은 어떤가

"리걸AI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학술적인 것, 또 하나는 산업적인 것이다. 산업적인 것은 리걸테크, 학술적인 건 리걸인포메틱스(법률 정보학)라 한다. 리걸인포메틱스는역사가 60년이나 된다. AI역사와 비슷하다. 시작은 유럽이다. 추론이나 검색을 컴퓨터에 맡기면 어떨까 해서 시작됐다.

리걸테크는 최근 10년 사이에 붐이 일어난 법률서비스 산업을 말한다. 리걸테크 시장은 컴퓨터를 이용해 자동화 하는 모든 걸 말한다. 인공지능을 결합하는 건 이제 막 시작 단계다.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리걸테크 시장 중 인공지능 기반 리걸테크는 10% 정도다. 한국은 이보다 비중이 더 작다. 국내외 모두 아주 초기 단계다.

=국내에 리걸테크 기업은 얼마나 되나

"10개 정도다. AI기반 리걸테크를 준비하는 회사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 아직 시장이 안열렸고, 기술 장벽도 높다보니 후발주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리걸테크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법률 시장 규모가 500조 원 정도다. 이중 10%인 50조원을 리걸테크로 본다. 2025년 기준이다. 리걸테크 기업이 앞으로 국내에 50~100개 정도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대기업이 연구를 시작했으니 AI기반 리걸테크도 많이 생길 것이다."

=세계시장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리걸AI 경쟁력은

"리걸AI 경쟁력은 인텔리콘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인간변호사와 겨룬 AI변호사 '알파로'를 세계 처음으로 우리가 선보이지 않았나. 하지만 AI 전체를 보면 우리가 늦은 편이다. AI는 컴퓨터과학과 소프트웨어(SW) 공학이 중요하다.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SW가 침체됐고 좋은 인력이 안들어왔다. AI인력도 당연히 부족하다.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가장 중요한게 교육 인프라다. 교육 인프라에 앞으로 5년간 집중 투자해야 한다. 현재 교수진이 부족하다. 더많은 돈을 투입해 우수한 교수들을 미국에서 스카우트 해와야 한다. 이미 10년 정도 뒤떨어져 있으니, 이를 따라잡으려면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특히, 리걸AI는 더 어려운 분야다. 리걸AI를 위한 교육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5년이 중요한 시기다.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생태계가 없는 상태에서 세계최고다 아니다는 의미가 없다."

=가트너 기술 사이클을 근간으로 AI투자가 이미 끝났다는 말도 나온다.

"동의하지 않는다. 최근에 리걸테크에만 1조원 가량의 투자가 일어났다. 앞으로 5년간 계속 투자가 일어날 것이다. 투자가 AI 원천기술에서 응용쪽으로 넘어오고 있다. 법률, 의료, 헬스케어 등 AI 응용 분야에 대한 투자가 원천기술보다 훨씬 많이 일어날 것이다. 앞으로 5년간 응용분야에서 투자가 많이 일어날 것이다."

=기계가 인간 지능을 넘어서는 소위 '특이점'에 대한 생각은

"강(强)AI는 자율성이 있어야 하고 의식이 있어야 한다. 이런 AI는 30년내 어렵다고 본다. AI에 의식이 생겨야하는데 당분간 불가능하다. 인간을 형식적으로 흉내낸 AI는 나올 것이다. 당분간은 인간과 AI의 협업시대, 컬래버레이션 시대가 올 것이다, 강AI는 학자들마다 분분하다. 의식은 없더라도 인간과 비슷한 컴퓨터는 나올 것이다."

=앞으로 30년간 나오는 AI는 다 좀비AI라고 했는데

"좀비AI는 내가 만든 말이다. 앞으로 30년간 나오는 AI는 다 좀비 지능이다. 좀비처럼 움직임이 있을 뿐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인간과 같은 의식이 없다. 그래서 나는 이를 좀비AI라 부른다. 의식이 없고 자율성이 없다는 의미다. 모든AI는 좀비 지능이다. 어떤 특수한 영역에서 인간과 비슷한 행동을 할 뿐이다. 인간을 이기고 지는 것과 다른 문제다. 사실 우리는 인간의 의식에 대해 과학적으로 아는 게 별로 없다. 의식을 가지는 AI가 요원한 이유다. 이기고 지는건 게임을 하는 거다. 내가 이세돌하고 바둑을 둬 졌다고 하자. 무엇을 진건가. 바둑을 진거다. 내가 진게 아니다. 계산은 인간이 기계한테 못 당한다. AI는 의식이 없다. 인간을 형식적으로 이미테이션 하는 것에 불과하다. AI가 인간을 이겼다고 한들 역시 좀비지능이고 좀비AI다."

=올해 출간한 '프레디쿠스'는 어떤 내용인가

"프레디쿠스는 '예측하는 인공지능'이란 뜻이다. AI의 일이 분석 하고 예측하는 건데 앞으로 예측하는 AI가 대세가 될 것이란 내용을 담았다. 예측AI가 AI의 핵심이다. 인공지능 판사도 유죄인지 무죄인지 예측하는 거다. '프레디쿠스' 전에 수학 대중서인 '메타 생각'을 2013년에 썼고 공저로 '인공지능과 법'이라는 책도 올해 냈다."

=인텔리콘의 향후 계획은

"알파로를 고도화해 일본에 수출하고 싶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법이 비슷하다. 그래서 일본 시장은 쉽게 공략이 가능하다. 중국은 포기했다. 중국은 데이터(판례)를 다 풀어 버렸다. 중국은 기술도 좋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일본은 법률 전산화 수준이 우리보다 떨어진다. 베트남 등 동남아에도 수출을 생각하고 있다. 일본은 솔루션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베트남에는 엔진과 방법론을 수출한다."

=미국 수출도 가능하나

"가능하다. 알파로가 계약서 분석기라서 그렇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에 당장은 수출할 계획이 없다. 한국과 일본 시장만 해도 10년간은 더 연구를 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은 먼 훗날에나 가능하다. 캐나다 등에서 공동 연구 제의는 많이 들어온다."

=AI 교육 인프라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이 만든 '코드X' 라는 학술교육 프로그램이 있다. 스탠포드 로스쿨과 컴퓨터공학과 교수들이 융합해 만든 법률 인공지능 교육 프로그램이다. 나도 이런 교육 인프라를 만들고 싶다. 인력 양성 등 법률AI와 관련한 생태계 조성에 관심이 많다. 코드X와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동안 연구해 온 지식을 전수하고 싶다. 법률 인공지능을 산파하기 위해 현재 교수님과 논의중이다."

=법률 인공지능 대학원을 만들자는 것도 그 중 하나인가

"그렇다. 법률 인공지능 특화 대학원을 만들어야 한다. 중국은 이미 만들었다. 대학원 뿐 아니라 학부에도 있다. 법률인 공지능 붐을 일으키려면 인력이 수백명은 있어야 하고 전문 기업도 필요하다. 인재가 들어오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의 AI는 초기 단계다.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

=인텔리콘도 회사인데 매출 목표는

"우리는 구체적 매출 목표가 없다. 내 철학이 '맛이 있으면 손님이 온다'는 거다. 연구개발해서 무조건 최고로 좋은 걸 만들려고 한다. 우리 에너지를 연구하는데 더 쏟고 싶다. 우리 목표는 법률 인공지능 분야 세계최고 원천기술을 확보, 이 분야 세계 최고가 되는 거다. 그러면 우리나라 전체 AI 경쟁력도 자연히 올라간다. 후배 인재들을 위해 하나의 상징이 되고 싶다."

=그래도 기업인데 투자자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투자자들도 나랑 비슷한 생각이다. 초기에는 투자자들한테 매출 계획 과 엑싯(자금 회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 "미친거 아냐"는 반응이 돌아온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지금까지 이런 건 없었는데, 우리가 처음인데, 어떻게 매출 같은 데이터를 낼 수가 있나. 내가 맨 앞에 서있는데, 무슨 통계 자료가 있을 수 있나, 없는 비즈니스인데, 그런 자료를 가져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은 사기꾼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가 지쳐있을때 마다 투자가 들어오곤 한다. 일전에도 투자PT를 하라고 하길래, 나는 아무것도 없다, 나한테 투자하지 마라, 나는 성공 확률이 1% 밖에 안된다고 했는데 그 분이 투자를 했다. 왜 투자를 했냐고 물으니 PT를 들으면 항상 성공확률이 90%라고 말하는데 나는 1%라고 말하니 충격적이었다고 하더라. 나보고 왜 1%라고 했냐고 묻길래, 어떻게 계량화를 할 수 있나, 그냥 그만큼 성공하기 어려운 뜻이였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면서 규제 문제로 어려웠을 것 같은데

"지금 만들어진 규제는 20, 30년전 만들어진 거다. 빨리 규제 개선에 사회적 컨센서스(합의)를 모아야 한다. 의료는 규제 이슈가 굉장히 많지만 다행히 법률 분야는 크게 이슈되는 게 없다. 온라인으로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있지 않나. 하지만 나중에는 AI변호사가 이슈가 될 수 있다. AI변호사 연구를 10년간 해왔다. '알파로'의 변호사법 충돌은 한편으론 그만큼 우리 사회가 진전됐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우리가 고생을 많이 했다는 방증이기도 하고(웃음). 인류 역사를 보면 신기술이 들어오면 항상 저항이 일어났다. 시험관 아기를 봐라. 처음에 종교계에서 얼마나 반대가 심했나. 지금 시험관 아기 기술은 많은 부부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신이 됐다.무언가 들어와 시민들을 편하게 해준다면 반대할 이유가 뭐가 있나."

=변호사들한테 공공의 적일 것 같다. 파이어니어들은 외롭다. 외롭지 않나

"그렇다. 공공의 적이 됐다.(웃음). 그렇다고 외로운 건 아니다. 외로운 느낌이라기보다 아문센의 남극 탐험이나 K2봉을 올라가는 느낌이다. 내가 가다가 실패할 수 있지만, 미래 인재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겠나, 이런 마음이 있다. 내가 20년전 AI튜터에 도전할때도 "되지도 않는 거 하지 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AI튜더는 온라인 교육을 이기지 못해 결국 실패했다. 그때도 사업 방향을 놓고 갈등을 했지만, 내가 실패해도 내가 세계최초로 도전했다는 것과, 실패해도 할복하면 그만이라는, 비장감이 있었다. 아이러니 하지만, 이런 비장감때문에 나를 보호하고 지지해주는 분들과 지금도 연결돼 있다. 내가 하는 일이 생뚱맞아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항상 "맨날 남산만 갈거냐, K2도 가자"고 한다. 파이어니어적이고 모험적인 것은 선천적이기보다 후천적으로 길러진 것 같다."

=좌우명이나 취미는 뭔가

"좌우명은 특별한 건 없다. 굳이 꼽자면 '아니면 말고'다. 내가 약간 낙천적이다. 돈 날리면 어쩌냐고? 아니면 말고다. 술먹을 때도 '아말고'라고 외친다. 내 스타일을 즐기는 편이다. 사람들을 대화하고 설득하는 것도 좋아한다. 어떤 일을 하든 재미있게 하려고 한다. 최근 30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격이 조금씩 낙천적으로 바뀐건 같다. 나는 이것저것을 많이 한 노마드다. 이것저것, 잡스러운 것 많이 했다. 아니면 말고다. 취미는 그림 보는 것이다. 미술을 좋아한다. 그냥 좋아한다, 예술이니. 어릴때부터 그림을 좋아했다. 이미지로 되어 있는 건 다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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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나. 버킷리스트가 있나

"조깅이나 산책을 가끔 한다. 헬스도 간단히 하고. 골프는 못한다. 시간이 없어서. 단체로 하는것 보다 개인적으로 하는 운동을 좋아 한다.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로 푼다. 잠은 서너시간 잔다. 버킷리스트는 특별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