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대, 콘텐츠 산업 육성에 정부 고민 필요”

OTT 경쟁, 콘텐츠 투자로 연결…자본 종속 등 문제 해결 위한 제도 도입돼야

방송/통신입력 :2019/09/19 07:39

“국내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온라인동영상(OTT) 플랫폼이 등장해야 한다. 다만 외국 자본에 종속될 수 있고 투자가 일부에만 집중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OTT 등장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 진단 및 정책 방안’ 포럼에 발표자로 참석한 천혜선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이같이 말했다.

OTT는 국내 미디어 시장을 크게 뒤흔들고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해외 OTT 사업자의 선전과 이에 대항하기 위한 국내 사업자들의 출사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가 합작한 OTT ‘웨이브’는 이날 서비스를 시작했고, CJ ENM과 JTBC는 통합 OTT를 위해 합작 법인 설립하기로 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OTT 등장에 따른 국내 콘텐츠 산업 진단 및 정책 방안’ 포럼 현장 모습.

천혜선 센터장은 국내 OTT 시장 성숙이 콘텐츠 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긍정적인 영향으로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OTT 사업자 간 콘텐츠 투자 경쟁이 활발해짐에 따라 콘텐츠 시장 전체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천 센터장은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은 새로운 유통망 찾는 콘텐츠 사업자에게 새로운 활로를 제공했다”며 “특히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은 한한령에 막혀 중국 진출이 소원해졌던 시기, 국내 콘텐츠의 해외 진출에 숨통을 트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천 센터장은 다양한 OTT의 출현이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하고, 사업자 간 경쟁은 결국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니즈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콘텐츠 제작 시장의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다양한 콘텐츠의 등장 및 우수한 제작사·인력의 몸값 상승 등 선순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천 센터장은 “OTT 확산이 국내 콘텐츠 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을 촉진한다고 볼 때,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도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가 등장하고 열악한 제작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OTT의 막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국내 콘텐츠 산업이 외국 자본에 종속될 수 있고, 일부 대형 콘텐츠 제작 사업자를 중심으로 시장 구도가 재편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천 센터장은 “외부 투자가 활발해 지면서 국내 콘텐츠 산업이 해외 자본에 종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제작사와 프로그램에만 투자가 집중되고 전체 콘텐츠 제작 시장 투자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적 측면을 최소화하고 콘텐츠 산업을 올바르게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도 내비쳤다.

천 센터장은 “관련 법 개정에 앞서 OTT 정책에 대해 정부가 원칙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며 “OTT가 이제 막 태동하는 산업인 만큼, 소비자 효용을 늘리는 차원에서 신생산업을 어떻게 육성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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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부정적인 측면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른바 ‘시장실패’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센터장은 “국내 시청자의 문화적 지역적 사회적 수요를 반영한 국내 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자본의 콘텐츠 시장 유입을 촉진하기 위해 세제 감면 등 투자 유인 정책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