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도 현장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전자 계열사 사업장 방문으로 시작한 현장 점검이 이번엔 건설 부문을 맡고 있는 삼성물산 해외 공사 현장으로 이어지면서 향후 이 부회장의 보폭이 그룹 전 계열사로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2심 파기환송심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이 부회장의 대외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깬 흔들림 없는 행보다.
15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회장이 삼성 관계사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측은 이번 방문과 관련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이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라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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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지하철 6개 노선, 총 168km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이다. 2013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Abdullah Bin Abdul Aziz) 전 국왕의 왕명에 의해 시작됐다. 삼성물산은 FCC(스페인), Alstom(프랑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의 시공을 맡고 있으며, 2020년 준공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방한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승지원으로 초청해 미래 성장 산업 분야에서의 긴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국정농단' 상고심 판결에서 대법원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환송하면서 2심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이에 경제계에서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 여건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황 부진으로 중장기 경영 전략 짜기에 나선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