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도 등 39개국에서 가짜뉴스 사실확인(팩트체크) 시스템을 운영해온 페이스북이 한국에서도 관련 정책을 확장하기로 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유통되는 가짜뉴스 유포를 막기 위해 연내에 국내 제3자 사실확인 기관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현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9일 페이스북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자체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가짜뉴스인지 먼저 판별한 뒤,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중요 사안일 경우 언론사 등 사실확인 기관으로 넘긴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제3자 사실확인 기관 연계 제도를 실시해왔으며, 현재 39개국의 관련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미국에 한해 확인사실 기관 공조 시스템을 실험 중이며, 페이스북처럼 전 세계로 확장할 방침이다. 인스타그램에서 가짜정보를 신고할 수 있는 앱 내 기능은 이달 중 먼저 구현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이 국내 사실확인 기관과 공조 네트워크를 구축할 경우, 한국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동시에 가짜뉴스 확인 시스템을 적용받게 된다.
인스타그램 카리나 뉴튼 공공정책 총괄은 9일 페이스북코리아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현재 페이스북은 이미지 확인 기술을 활용하고, 제3자의 사실확인 기관과 협력해 거짓으로 판단되는 게시물을 걸러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며 “인스타그램에서도 이를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연말이 되면 시스템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짜 정보를 거르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제3자 기관에 의뢰한 결과 '거짓' 또는 '오류'로 확인될 경우 추천 게시물로 뜨지 않게 할 것”이라며 “가령 인스타그램 이용자가 자해 해시태그를 검색했을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경고를 담은 팝업을 띄우는데, (가짜 정보 게시물에 대해서도) 아마 유사한 형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이 가짜뉴스를 처단하겠다고 나선 것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무렵이다. 당시 페이스북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페이스북을 통해 광범위 하게 퍼진 가짜뉴스가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해 11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가짜뉴스를 추방하겠다고 선언했다. 페이스북이 자체 가짜뉴스 탐지 기술을 도입하고, 제3의 사실확인 기관과 협력하기로 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달 기준 페이스북이 공조하는 사실확인 제3자 기관은 39개국 80여 곳으로 분포됐다. 작년 6월까지만 해도 페이스북의 확인사실 기관은 14개국 25개 기관이었다.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짜뉴스 사실확인 기관엔 AP, AFP 등 언론사가 포함됐다. 페이스북은 미국 비영리 팩트체크 기관인 ‘포인터 연구소’를 통해 매년 사실 확인 기관들에 대한 인증 감사를 실시하고, 새로 협력을 체결한다.
페이스북이 국내 가짜뉴스 사실확인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해 논의 중인 곳은 KISO다. KISO는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인터넷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들을 회원사로 뒀으며,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KISO 정책위원회는 가짜뉴스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고, 해외 사례와 국내 제도 및 판례 등을 검토해 가짜뉴스의 기본 처리 방안을 담은 자율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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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O 관계자는 “페이스북과는 논의 중”이라며 “페이스북이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KISO에 가입하는 게 가능할지 봐야 하고, 또 KISO의 정책을 글로벌 페이스북에 검토를 받는 절차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가짜뉴스 확인과 관련해 KISO를 포함한 다양한 기관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