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친환경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3천억원 규모 그린본드 발행에 나선다. 국내에서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제조사는 SK에너지가 처음이다.
그린본드는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만 발행할 수 있는 채권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공해 방지사업 등에 쓰인다.
SK에너지(대표 조경목)는 이달 18일 그린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한다고 9일 밝혔다.
발행일은 이달 26일로, 규모는 3천억원으로 시작해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천억원까지 증액을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인 발행 조건은 수요예측 이후 결정된다.
SK에너지가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이유 친환경 사업에 투자를 이어가 환경을 개선하고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서다. 사업을 통해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달성하겠다는 SK그룹의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의 일환이다.
또 투자자들이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에 투자해 사회적가치를 실천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는 점과, 정부·국제기구 등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흐름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SK에너지는 그린본드로 모은 자금을 울산CLX 사업장 내에 건설중인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설비는 선박 연료에서 황 성분을 제거해 저유황유를 만든다. 황 성분이 낮은 연료는 매연을 적게 배출한다.
저유황유 수요는 내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모든 선박이 저유황유를 쓰거나 황 성분을 자체적으로 제거하는 설비를 갖춰야 하기 때문. 이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에 포함된 황 함량 비중을 3.5%에서 0.5%로 대폭 낮추는 'IMO2020' 규제를 내년 초부터 시행하면서다.
SK에너지는 내년 초까지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완공해, 하루 4만 배럴 규모의 저유황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매년 2천억원~3천억원 규모의 수익을 낼 것으로 SK에너지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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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의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지난달 국내 기업 최초로 그린 론(Green Loan) 조달에 나선 바 있다. 그린 론도 그린본드처럼 친환경 사업 자금을 모으는 방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배터리·분리막 해외 사업장 구축 자금으로 그린 론을 활용할 예정이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이번 그린본드 발행 추진은 SK에너지가 추구하고 있는 친환경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경제적 가치는 물론이고 사회적 가치까지 창출하는 사업을 통해 기업가치를 키워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