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모바일MMORPG 테라 클래식, 원작 구현 노력

라인업 다변화 노리는 카카오게임즈의 선구안 증명

디지털경제입력 :2019/08/22 16:06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MMORPG 테라 클래식이 지난 13일 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게임은 지난 2011년 출시된 PC MMORPG 테라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이다.

원작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은 원작의 특징을 최대한 그대로 옮겨오기 위해 고민하기 마련이다. 특징적인 캐릭터나 게임모드를 옮겨오기도 하고 큰 인기를 얻었던 독특한 게임모드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재현하는 것은 모두 원작 팬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끌기 위함이다.

반면 테라 클래식은 기존 IP 활용 게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용자를 공략한다. 원작의 정체성을 구현하기보다는 원작에 없던 요소를 새롭게 더해 8년 전에 출시된 게임에 현 게임시장의 유행을 이식하는 방향을 택했다.

테라의 가장 큰 장점은 논타겟팅 전투를 구현했다는 점이었다. 포인트앤클릭 방식이 유행하던 PC MMORPG 시장에 액션게임을 연상케하는 전투 시스템을 구현해 컨트롤의 재미를 강조해 인기를 얻었는데 이는 자동전투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잡을 수 밖에 없었던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런 점 때문에 테라 클래식의 전투는 일반적인 모바일 MMORPG의 전투 시스템을 차용하고 있다. 수동전투를 지원하기는 하지만 자동전투가 기반이다. 아이템을 맞춰 전투력을 높이면 캐릭터가 알아서 반복적으로 사냥과 퀘스트를 수행하는 식이다.

원작 최대의 정체성을 옮겨오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그럼에도 테라 클래식을 즐길만한 이유는 이 게임이 액션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승부수를 띄웠고 그 승부수가 통했기 때문이다.

테라 클래식의 그래픽은 모바일 MMORPG를 통틀어 상위권에 자리할 수준이다. 원작이 그래픽을 앞세워 이용자 시선을 사로잡았던 것처럼 테라 클래식도 시각적 효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손맛은 놓쳤지만 보는 맛은 놓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용자 10명이 하나의 전장에서 경쟁하는 PvP '용맹의전장'은 원작에 없던 게임모드다. 배틀로얄 콘텐츠가 대세가 된 현 게임시장 트랜드를 반영해 원작과는 다른 재미를 제공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겨우 10명이 무슨 배틀로얄을 진행하냐는 지적을 할 수도 있지만 장시간 기기를 잡고 게임을 즐기기 어려운 이용자에게는 충분히 배틀로얄의 맛을 전하는 기능을 한다.

테라 클래식은 22일 기준 구글플레이스토에서 매출 순위 6위에 올랐다. 최상위권 게임 입지가 대단히 탄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테라 클래식은 이용자에게 충분히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할 수 있다. 운영에서 문제만 일으키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꾸준히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카카오게임즈는 다양한 게임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테라 클래식이 거둔 성과는 카카오게임즈의 노력이 계속해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퍼블리셔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는 선구안이다.

프린세스커넥트에 이어 테라 클래식까지 시장에 안착시킨 카카오게임즈의 선구안은 이제 증명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