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2Q 영업손실 2986억원...높은 연료비가 발목

"원전이용률 늘어 적자폭 감소"…'脫원전'과는 선긋기

디지털경제입력 :2019/08/15 10:26    수정: 2019/08/15 14:55

한국전력공사(대표 김종갑)가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전 이용률이 늘어 적자폭은 소폭 감소했지만, 석탄발전 감축과 높은 연료비가 흑자 전환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전력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2천98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적자인 6천871억원과 비교해 3천885억원 규모로 줄어든 것이다. 직전 분기인 1분기 영업손실액인 6천299억원과 비교하면 3천313억원 개선됐다.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사진=한전)

■ 영업손실 소폭 감소했지만…3분기 연속 '적자 행진'

한전은 2분기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원인에 대해 원전 이용률 상승으로 자회사 연료비 등 영업비용이 일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연료비 등으로 영업흑자를 이루지는 못했다는 게 한전의 분석이다.

한전은 "자체 분석에 따르면 원전 이용률 대폭 상승과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하락 등으로 발전 자회사 연료비와 민간구입비가 5천억원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판매수익은 지난해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석탄발전 감축과 여전히 높은 연료비 등으로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에도 영업손실이 약 3천억원 규모에 육박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총 누적 영업적자는 9천285억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역대 최대 영업적자였던 지난 2012년(2조3천20억원) 이후 7년만의 기록이다. 지난해 3분기의 높은 국제유가가 1분기 구입전력비에 반영되면서 영업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전의 올해 2분기 및 상반기 실적. (자료=한국전력공사)

■ "탈원전 정책과는 무관"…3분기 흑자전환도 미지수

한전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 역시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과는 무관한 결과"라고 선을 그었다.

한전은 "2017년, 지난해 원전 이용률 하락은 원전정비일수 증가 등이 원인"이라며 "이는 국민 안전을 위한 원자력안전위원회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 것으로, 탈원전과는 관계없다"고 말했다.

또 "계획예방정비의 순차적 마무리로 지난해 3분기 이후 원전 이용률은 상승 추세"라며 "한전의 실적은 원전 이용률 이외에도 국제 연료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한전에 따르면 분기별 원전 이용률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해 2분기 62.7%였던 이용률은 올해 2분기 82.8% 수준으로 회복했다. 발전자회사의 연료비 역시 3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한국전력공사)

3분기 흑자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각이 엇갈린다. 한전은 여름철 전력판매량이 반영되는 3분기가 통상 영업실적이 좋았던 만큼,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재무 전망 등 불확실성도 증가하고 있고, 111년만의 폭염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여름 전기판매 효과가 어느정도일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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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여름철 냉방수요로 인한 판매량 증가와 높은 판매단가가 적용되는 계절별 차등 요금체계 영향으로 일반적으로 가장 높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면서도 "최근 국가간 무역분쟁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을 비롯하여 국제금융시장과 원자재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재무 전망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경영환경 변화요인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한편, 설비 안전은 강화하되, 신기술 적용, 공사비 절감 등 재무개선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