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 게임산업은 그간 PC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게임산업의 원류라 할 수 있는 콘솔 플랫폼에는 상대적으로 이렇다 할 관심도 행보도 보이지 않았다.
이런 콘솔 플랫폼이 한국과 중국 게임산업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다. 콘솔 플랫폼을 염두에 두는 국내 게임사가 늘어나고 있으며 중국 게임산업 역시 콘솔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콘솔게임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일 중국 상해 신국제박람회장에서 막을 내린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9는 콘솔 게임에 대한 중국 게임산업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텐센트는 자사가 중국 내 유통 예정인 닌텐도 스위치의 단독 부스를 별도로 구성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소니와 유비소프트 등 주요 콘솔 게임사 역시 자사의 주요 게임을 선보이며 현장에 열기를 더했다.
중국 콘솔 시장 규모는 약 1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2015년 콘솔 게임 금지가 해제됐음에도 판호 정책과 불법복제로 대변되는 저작권 인식 때문에 예상만큼 성장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성장을 거둔 끝에 이제는 적지 않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닌텐도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텐센트를 파트너로 택했으며 소니 역시 2016년부터 '차이나히어로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차이나히어로프로젝트'는 플레이스테이션4로 중국산 게임 콘텐츠 제작을 위해 개발자를 지원하는 중국 시장 맞춤형 지원 정책이다.
이와 함께 소니는 차이나조이 2019 개막 하루 전인 지난 1일 현지 컨퍼런스를 별도로 개최하고 삼국지14, 원신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한 전 세계 콘솔 이용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데스스트렌딩과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의 시연 버전을 공개해 다른 지역 콘솔 이용자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국내 게임사들 역시 콘솔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만 검은사막과 테라 등 주요 MMORPG의 콘솔 버전이 연이어 출시됐다. 검은사막 X박스 원 버전은 누적 판매량 60만 장을 넘기고 마이크로소프트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게임패스에서 인기 순위 5위에 오르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액션스퀘어는 자사의 대표작인 블레이드2는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했으며 크래프톤은 신작 미스트오버를 스팀과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하기 위해 개발을 진행 중이다.
라인게임즈와 넷마블은 콘솔 시장 진출을 일찌감치 선언한 대표적인 게임사다. 이들 게임사는 각각 창세기전2 리메이크와 세븐나이츠를 닌텐도 스위치로 출시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국내 게임사가 콘솔 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는 모바일게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비와 마케팅비가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에는 콘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프로세스를 따라야 했지만 이제는 유니티와 언리얼 등 게임 개발 엔진을 활용해 PC온라인이나 모바일게임 개발 경험을 살려 콘솔 게임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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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PC온라인과 모바일게임에 주로 적용됐던 부분유료화와 다운로드 판매 등의 BM이 콘솔 시장에 자리잡았다는 점도 기존 게임사가 콘솔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유다. 여러모로 이미 갖고 있는 노하우를 그대로 콘솔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으니 게임사 입장에서는 도전을 꺼릴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거의 비슷한 시기에 한국과 중국 게임산업이 콘솔 시장을 과거보다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특히 텐센트와 닌텐도가 본격적으로 닌텐도스위치를 중국 시장에 보급하면 게임사들도 자연스럽게 닌텐도스위치를 위시한 콘솔 게임을 개발할 수 밖에 없다"라며 "콘솔 게임을 개발 중이거나 개발 계획이 있는 국내 게임사는 결국 중국 게임사와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양국 모두 콘솔 시장에서 도전자 입장이다.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