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규제 피해 중소·대기업에 만기연장"

금융위, 비상대응TF 가동…정책지원자금도 제공

금융입력 :2019/08/03 11:00    수정: 2019/08/03 11:11

금융당국이 일본 정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 물자 수출 심사 우대국·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로 의결함에 따라 피해 중소·중견·대기업의 대출 만기 연장을 추진하고 조속히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또 국내 소재·부품·장비 분야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관련 기업에 정책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3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 16층 대회의실에서 금융감독원과 정책금융기관(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무역보험공사), 국책은행(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은행연합회,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농협·부산은행장들과 함께 이 같은 일본 수출 규제 피해 기업 금융 지원 세부방안을 논의하고 확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피해 기업 등에 필요 자금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금융부문 비상대응 점검반(TF)'를 본격 가동해 수출 규제와 관련한 금융·기업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금융 지원을 적기에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금융 지원은 ▲기존 차입금 만기연장 ▲신규 유동성 공급 확대로 진행된다.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피해를 입거나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중견·대기업의 정책금융기관 및 은행권 대출·보증을 일괄 만기 연장을 추진한다. 만기는 정책금융기관 대출·보증은 1년 간 전액 만기 연장하며 시중은행 대출은 은행 자율에 따라 달라진다.

해당 대상은 ▲2018년 1월 1일부터 해당품목을 수입 또는 구매 실적을 보유한 기업 ▲향후 수입·구매 예정기업으로 구매 계약서 등 증빙이 가능한 경우 ▲앞선 항목 기업과 연관된 기타 피해기업으로 물품거래서·수주계약서 등 객관적 서류와 실태 조사 등을 통해 거래관계·피해사실이 확인된 기업이다. 수출 규제 이전에 부실기업으로 여신 지원이 어려운 기업이나 휴·폐업 기업은 원칙적으로 제외되지만 기관 개별 재량에 따라 만기 연장은 결정된다.

신규 유동성은 기존 프로그램 활용과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신설 등을 통해 최대 6조원을 공급한다. 대상 기업은 만기 연장 대상 기업과 동일하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운영하고 있는 경영안정지원자금을 통해 중소·중견 피해 기업에 2조9천억원을 지원한다.

신설 프로그램으로는 3조8천억원을 지원한다.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특별보증프로그램', 기업은행 '연구개발 운전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최대 1조8천억원의 자금을 중소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무역보험공사와 수출입은행의 '수입 다변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다. 수입 다변화 지원 프로그램의 지원 규모는 2조원이다.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일본 화이트리스트 제외 및 수출 규제 보복조치 관련 합동 브리핑'에 참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 오른쪽).(사진=지디넷코리아)

수출 규제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소재·부품·장비 기업 전반에 대해 올 하반기 29조원의 정책금융 지원도 신속히 집행한다. 29조원 중 약 18조원은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이, 약 11조원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무역보험공사·중소기업진흥공단이 조성한다.

이밖에 국내 소재·부품·장비 분야가 자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비 투자·기술연구(R&D)·인수합병 등도 다각도로 지원한다. 지원대상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품목 수입기업 및 소재·부품·장비기업이다. 창업이나 사업재편·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규 진출하는 기업도 포함된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총 18조원 규모의 재원을 투입한다. 이미 편성된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6조원을 지원하고 기술연구 기업 등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기업을 중점 지원하는 보증프로그램을 새롭게 만들어 1조5천억원을 투여한다.

소재·부품·장비 관련 핵심기술 획득, 공급라인 확보 등을 위해 인수자금으로 2조5천억원여를 공급한다. 관계기관 합동으로 '해외 M&A 인수금융 협의체'를 설치해 M&A를 적극적으로도 지원한다.

관련기사

이날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 부문에 있어서는 피해기업들의 자금애로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 현장에서 금융지원이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우리 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도록 기존 차입금은 일괄 만기연장하고, 신규 유동성 공급도 확대하는 등 신속하고 충분한 금융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또 "이번 사태가 소재·부품·장비 분야 경쟁력 제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금융권과 금융당국이 맡은 역할을 다해야 한다"며 "금융시장 안정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시장안정 조치를 철저히 점검하고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