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일 오전 개최한 아베 신조 총리 주재 각의(국무회의)에서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한 가운데, 이같은 결정이 우리나라 2차, 3차 자동차 부품업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완성차 업계는 일단 이같은 조치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대구 등 지방 출장을 다니며 일본 무역 보복에 대한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의견을 청취했다고 2일 밝혔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2차, 3차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부품을 생산할 때 일본산 기계를 주로 활용한다”며 “현재 부품 생산을 위한 전체적인 과정을 국산화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자동차 부품을 100% 국산화하기엔 기술적인 제약이 너무 크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비해 1차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차 및 3차 부품 업체들의 현황 점검까지는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들은 “일본의 무역 보복이 생길 경우, 업체 스스로 알아서 부품 생산 국산화 등 대체 방안을 마련하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는 일본의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에 대한 반응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우선 협회 내부에서는 일본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이 직접적으로 일본에 대한 입장을 보이면 오히려 부메랑처럼 부정적인 요소들이 되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도 자동차산업협회처럼 일본의 조치에 대한 입장 표명을 내세우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특별 담화 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 전략 강화를 위한 일본 도쿄모터쇼 참가 계획을 최근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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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사전에 일본의 결정에 대비한 준비를 끝마쳤다고 전했다. 전체적인 부품 국산화율을 최근 95%까지 끌어올렸고, 일본으로부터 오는 일부 부품의 경우 다른 국가로 대체하는 등의 준비를 끝마쳤다는 설명이다.
김필수 교수는 “현재 2차 및 3차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부품 국산화에 대한 애를 먹고 있어서, 정부가 이들에 대한 조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전체적인 자동차 생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3만여개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제대로 된 자동차 생산을 이뤄낼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