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가 방송통신위원회에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를 신고했다. 5G 가입자 유치 과정에서 단말기 유통법이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보조금을 지급했다는 이유다.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지난 2014년 이후 불법 지원금 지급건으로 경쟁 통신사를 신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9일 방통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24일 SK텔레콤과 KT를 대상으로 단말기 유통법 13조에 따른 실태점검과 사실조사를 요청하는 신고서를 제출했다.
■ LGU+ 단독 신고에도 3사 대상 조사 가능성
LG유플러스 측은 규제당국 신고를 두고 “정부가 적극 나서서 시장 안정화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신고를 접수한 방통위는 사실조사에 착수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 등 두 회사를 지목했다고 하더라도 정부가 특정 회사만 조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 경쟁 시장은 경쟁사의 대응에 따라 실시간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특정 회사만 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사실조사 단계까지 착수할 경우 위법행위를 지목받은 SK텔레콤과 KT 외에도 신고자인 LG유플러스도 제재 대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LGU+ 노림수…마케팅 비용 축소? 5G폰 재고 부족에 점유율 사수?
LG유플러스가 경쟁사를 정부에 신고한 대외적 명분은 시장 안정화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경쟁사와 똑같이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상황까지 감수하면서 신고를 한 노림수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 발목만 잡겠다는 전략으로 볼 수는 없다”며 “5G 가입자 초기 유치 과정에서 경쟁 강도가 높아지며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한 극단적 전략이거나 추가적인 마케팅 비용 집행이 어렵다는 경영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의 제재를 받게 되더라도 추가적인 과열 경쟁에서 벗어나 보조금 지급을 통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려는 의지가 더욱 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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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장 상황과 관련해 LG유플러스가 시간 끌기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5G 단말 재고 부족으로 가입자 유치 대응에 힘이 부치자 시장 점유율을 고수하기 위한 전략이란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다음달 갤럭시노트10 출시를 앞두고 LG유플러스의 5G 단말 재고가 거의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지속될 경우 갤럭시노트10이 나오기 전까지 시장 대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