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사업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할 전망이다. 3분기에는 다음 달 갤럭시노트10 신제품 출시 효과와 맞물려 전 분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2분기 부문별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이달 초 발표된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4조8천700억원)보다 56.29% 감소한 6조5천억원, 매출액은 전년 동기(58조4천800억원) 대비 4.24% 하락한 56조원이다.
■2Q 영업익 예상치 하회…갤S10 둔화·중가 호조 영향
이 기간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1조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는 당초 IM 부문이 2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판매량의 둔화 등 영향으로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플래그십 갤럭시S10의 판매량은 지난 1분기 1천만대 초반을, 2분기엔 약 900만대를 기록한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했다. 갤럭시S10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10주년 스마트폰으로 전작 대비 신기능이 대거 탑재되면서 호응을 이끌어냈지만, 5~6월 판매량이 급격하게 둔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신흥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인 갤럭시A 등 중저가 라인업은 호조를 보였지만, 고가 모델과의 차별성이 떨어지면서 프리미엄 수요를 잠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점점 길어지고 있는 스마트폰 교체 주기도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투자 김경민 연구원은 "2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통신장비 수주 호조에도 불구하고 컨센서스를 하회했다"며 "스마트폰 출하량은 양호하지만 프로모션 비용과 제조원가 부담으로 수익이 과거 대비 둔화됐다"고 말했다.
■3Q엔 갤노트10 효과로 선방…5G 수요 집중 공략
3분기 IM 부문 실적은 하반기 플래그십 모델 출시 효과에 더해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한 만큼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원 초중반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갤럭시노트10을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을 시작으로 하반기 5G 스마트폰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는 갤럭시노트10이 5G 모델로만 출시되며, 갤럭시A90 5G로 알려진 삼성전자의 첫 보급형 5G 모델도 8월 말 출시가 검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상반기 말께 갤럭시A90 출시를 3분기 말이나 4분기로 미룰 것도 검토했지만 최근 이통사 측에 출시일자를 8월 말께로 요청한 것으로 안다. 5G 수요를 빠르게 공략하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며 "다만 하반기에는 5G 스마트폰에 대한 이통사의 보조금이 상반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출시가 연기된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출시도 3분기 안에 이뤄질 게 유력하다. 국내에는 5G 모델로 출시된다. 다만 갤럭시 폴드는 기술 리더십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 모델로 고가인 데다 출하량이 제한적인 만큼, 수익성 측면에서는 갤럭시노트 등 매스 모델의 성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日 규제 대응책 마련 '분주'…핵심 자재 국산화 채용 검토
이 밖에 삼성전자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도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달 초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액)와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TV·스마트폰 액정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을 전략물자 수출통제 제도상 일반허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개별 수출허가 대상으로 변경하는 수출규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삼성전자가 출시할 갤럭시 폴드에도 폴리이미드가 사용되면서 일본 규제로 인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소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아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2세대 제품부터는 국내 업체들과 개발을 진행해온 투명 폴리이미드를 채용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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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가 스마트폰 등 다른 부품·소재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 협력사에 공문을 통해 삼성전자에 공급되는 일본산 자재에 대해 90일 이상의 재고를 비축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주 예정대로 IM 부문 경영진과 전략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비전략물자 수출도 규제할 수 있는 캐치올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의존도가 높은 자재들이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핵심 소재의 국산화도 거론되고 있지만 시간이 소요되고 캐파 문제도 있다. 스마트폰도 당장 하반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걸로 보이지만 규제가 내년 이후까지 장기화된다면 사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