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우리나라 외환당국이 마일리지·포인트와 같은 선불전자지급수단을 해외 환전과 결제에 이용하게 만들었다. 이에 KEB하나은행은 대만과 태국에서 포인트를 해외서 직접 결제할 수 있는 '지엘엔(GLN)'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KEB하나은행은 태국의 큰 백화점과 쇼핑몰로 꼽히는 '센트럴백화점'·'아이콘시암'·'고메마켓'·'빅씨마트'·'시암파라곤백화점' 등에서 GLN 서비스를 이용해 환전 없이 쇼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기자는 정말 환전없이도 여행을 할 수 있는 지 직접 지난 19일 태국 방콕에 들러 KEB하나은행의 'GLN 태국' 서비스를 써봤다.
■ 사전에 '하나머니' 적립 미리 준비해놔야
일단 여행을 떠나기 전 태국 현지통화 바트를 가져가지 않기 때문에 사전 준비를 꼼꼼히 했다. 만약 GLN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GLN 서비스는 SSG페이와 토스·하나멤버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쓸 수 있는데, 회원인 하나멤버스 앱을 선택했다. 멤버스 앱 내에 해외결제 항목을 누른 후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자신이 보유한 '하나머니(하나금융지주 계열사 포인트)'를 확인한 후, 이를 GLN머니로 전환해야 한다. 매일 하나멤버스 앱에서 룰렛으로 제공하는 하나머니가 충분하지 않다면 자신이 보유한 계좌에서 하나머니를 충전, 이를 GLN머니로 바꾸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인 지난 16일 2만3천41원을 충전했으며 이날 기준으로 521.87 바트를 쓸 수 있음을 확인했다.
■ QR코드 스캔→비밀번호 입력→결제
태국에 도착하자마자 GLN머니를 사용하 수 있는 곳을 찾는게 급선무였다. GLN머니는 태국 '프롬프트 페이(Prompt pay)'와 '타이 큐알(Thai QR)' 가맹점에서 쓸 수 있다. 프롬프트 페이는 태국 내 300만개 가맹점이 있다고 하지만, 아직 보편화가 되진 않은 상태다. 다만,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프롬프트 페이를 선택한 것은 태국 정부 차원에서 '현금없는 사회'란 목표를 정하고, 적극 키워주려고 하기 때문에 잠재성을 보고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표시가 된 곳을 찾아봤는데, 숙소 근처에는 '빅씨마트'와 방콕 스카이트레인인 '비티에스(BTS)'에서 사용이 가능했다.
BTS 싸얌(Siam) 역 자동판매대에서 이를 활용해봤다. 목적지를 누른 후 74바트의 금액을 입력하라는 화면과 GLN머니를 쓸 수 있는 QR페이가 떴다. 이를 선택한 후 하나멤버스 앱을 가동, 해당 QR코드를 스캔했다. 네트워크 사정이 불안하다는 알람 화면 때문에 다소 시간이 지연됐으며, 결제 확인을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하다 보니 바쁜 방콕 시민들에게 불가피하게 누를 끼쳤다. 결제가 완료되자 결제된 태국 바트가 바로 원화로 환산돼 알려줬다. 결제된 74바트는 2천862원으로 나타났다.
■ 태국 내서 아직까진 외국인이 QR사용 생소
결제가 되긴 하지만 태국 쇼핑몰에서 외국인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제외한 프롬프트 페이 등으로 결제한다는 사실에 태국 점원들은 생소해 하는 분위기였다. 결국 해외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로 돈을 인출해 한국으로 돌아왔다.
KEB하나은행 관계자 역시 "태국 가맹점 직원들이 서비스 초기 상태라 인지도가 부족하고, 외국인들에게 현금을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현재는 인식이 넓어지고 있으며 내부서도 교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태국 네트워크 망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원활하지 않다고 나타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 GLN머니→태국 바트, 환전 기준은?
한국에 도착한 22일 GLN머니 잔액은 2만179원이다. 이를 태국 바트로 환전하면 다소 차액이 발생한다. 사용해본 당일인 지난 18일 2만179원은 521.98바트였으나, 22일에는 522.54바트로 바뀌었다. 미국 및 태국 환율이 달라지면서 발생한 일이다.
GLN머니가 태국 바트를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은 다소 복잡하다. 일단 태국 싸얌 커머셜 뱅크(Siam commercial bank)의 태국 바트·달러 매매기준율과 KEB하나은행이 고시하는 원·달러 매매기준율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태국에서 100바트 물건을 구매했다면 바트·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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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279회차 KEB하나은행 고시 매매기준율과 싸얌 커머셜 뱅크의 오후 2시 22분 매매기준율을 토대로 계산해본 결과 GLN서비스를 이용하면 100바트 물건은 GLN머니로 3천794원정도에 살 수 있다. 그냥 원·바트 환전 시 환율 스프레드 할인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4천11원으로 계산된다. 우리은행이 '위비뱅크'에서 태국 바트를 50%가량 스프레드를 할인해 주는데 이를 적용하면 3천916원가량 된다. GLN머니보다 약간 차이가 난다.
GLN머니가 무턱대고 저렴하니 계속 쓸 수는 없다. 한도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보유 한도 200만원이며, 하나머니 충전 및 환급 한도는 1회 100만원이다. 결제 한도는 태국의 경우 1회 20만원, 1일 200만원이다. 또 만 14세 이상 본인 계좌를 보유한 고객만이 이용 가능하며, 선불전자지급수단인만큼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보호대상 금융 상품에 포함되지 않는 사실을 유념해 두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