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의 베트남 버전 중고거래 앱이 당근마켓 앱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네이버 패키지 여행 서비스가 패키지여행 가격비교 플랫폼인 트립스토어를 표절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17일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인 당근마켓 김재현 공동대표는 지난해 12월 베트남에서 출시한 라인의 겟잇(Get it) 앱이 자사 앱을 베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주장했다.
김 대표는 두 앱을 비교한 사진을 공개하며 "(겟잇은)메인 화면, 동네 인증 화면, 동네 범위 설정 화면 및 프로필 화면, 심지어 매너온도와 매너평가까지 토시 하나 안 다르게 그대로 베껴 만든 카피캣"이라고 말했다.
또한 "자본과 인력이 많은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한국에서 조금 잘되는 것 같은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그대로 카피해서 동남아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면, 우리 같은 작은 스타트업들은 해외 진출할 기회를 잃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라인측은 "이미 해외에서도 로컬 지역 내의 중고 상품을 사고파는 앱 등 다양한 지역기반 서비스가 있다"며 "모바일 화면 내 UI의 경우 겟잇 출시 이후, 현지 유저 정성조사 및 피드백을 참고해 썸네일/제품 정보 등의 배열 조정을 통해 다양한 포맷으로 지속적으로 변화시켜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용자의 니즈에 맞게 진화시킬 예정"이라고 답했다.
트립스토어를 운영하는 엑스트라이버 김수권 대표 또한 페이스북에 네이버가 트립스토어를 보고 네이버패키지라는 서비스로 출시한 것에 허탈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수권 대표는 "이름 없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서 어렵게 서비스를 만들고, 끊임 없이 시장의 검증을 받으며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고민과 고난이 있다"면서 "좋은 인력과 자본을 가진 큰 기업이 이제 막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서비스를 따라 하는 것에 대해 아쉽고 답답하며 이렇게 한다고 해서 해결되기 어려워 보이지만 그래도 글을 적어본다"고 토로했다.
김 대표는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스타트업이 잘 되는 서비스를 대기업에서 따라하는건 정당하지 않다고 본다"며 "경쟁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터파크나 11번가 등 오픈마켓이나 스카이스캐너 같은 해외 플랫폼에서도 패키지 여행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트립스토어에서 제기한 의혹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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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서비스가 나올 수는 있다"며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고 해서 다 표절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베끼기 논란은 수차례 있어왔지만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슈여서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스타트업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더 좋은 생태계가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