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 베낀 中 프로그램 지속 증가"

김성수 의원 "확인된 것만 34개...저작권 보호 위한 유관부처 협의체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8/10/07 11:05

매년 국회에서 중국의 방송 콘텐츠 포맷 표절에 대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으나, 중국 방송사들이 SBS의 '미운우리새끼', 엠넷 '프로듀스101' 등 한국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사례가 계속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2016년 7월 사드 배치로 인한 한중 관계 악화로 중국 정부의 해외 방송 프로그램 포맷 수입이 제한되면서 중국 방송사의 국내 방송 표절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사, 방송 프로그램 제작사로부터 제출받은 중국 방송사의 국내 포맷 표절 의혹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KBS 7개, MBC 3개, SBS 10개, JTBC 5개, tvN 6개, 엠넷 3개 등 확인된 프로그램만 총 34개였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기준 13개가 표절된 것으로 분석돼 10개 미만 수준으로 보고됐던 것보다 표절 의혹 수가 늘었다.

중국 방송사의 국내 포맷 표절 의혹 현황

최근 2년간 중국 방송사의 포맷 표절 대상이 된 국내 원작 프로그램은 15편이다.

실제로 최근 표절 의혹이 제기된 중국 후난위성TV의 '아가나소자'를 살펴보면, SBS의 '미운우리새끼'와 스튜디오 배치부터 제작 의도, 인물 설명, 편집까지 모두 흡사하게 제작됐다.

중국 아이치이의 '우상연습생'은 지난 4월 국제 포맷인증및보호협회 FRAPA에서 엠넷 '프로듀스 101'과 표절 유사도가 88%라며 사실상 표절 판정을 받았다. 이는 FRAPA에서 제기된 ‘포맷 저작권 침해’ 사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외에도 ▲SBS '정글의 법칙'은 상하이위성TV '꽃보다 프렌즈' ▲JTBC '효리네민박'은 후난위성TV '친애적 객잔' ▲MBC '나는 가수다'는 후난위성TV '가수' ▲KBS '노래싸움-승부'는 장수위성TV '더 나은 소리'와 '끝까지 노래한다' ▲tvN '삼시세끼'는 후난위성TV '동경하는 생활' ▲'꽃보다 청춘'은 동방위성TV '꽃보다 청춘' 등의 표절 의혹 사례가 있다.

김성수 의원은 “국내 방송사, 방송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중국의 포맷 표절 문제를 적극적으로 항의하기 어려운 실정인데, 우리 정부 역시 공식적인 대응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방송 산업 규제와 보호는 방통위, 콘텐츠 진흥과 저작권 보호는 문화체육관광부로 업무가 각각 분산돼 있어 실효성 있는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방송 산업의 자산인 콘텐츠 보호를 위해 관련 유관 부처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축해 해외 방송 포맷 거래 실태와 저작권 침해 실태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포맷 침해 사례 발생 시 공식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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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실에서 국내 방송산업 실태조사와 콘텐츠산업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방송산업 수출액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 기준 국내 방송 산업 총 수출액은 4억1천121만 달러(약 4천648억원)로 지난 2012년 2억3천382만 달러에서 1.8배 증가했다.

반면 방송 포맷 수출액은 지난 2016년 5천493만 달러(약 620억원)로 지난 2012년 130만 달러에서 42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