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정책에 분주하지만, 정작 도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한 대형 경유화물차의 액화천연가스(LNG)차 전환 대책 마련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천연가스·수소차 분야 추가경정 예산안 5개 항목 중 천연가스자동차 보급 예산과 천연가스충전소 민간융자금 예산이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는 노후 경유화물차의 LNG차 전환을 위한 예산이다. 각각 천연가스차 보급 활성화를 위한 구매보조금과 천연가스충전소 설치에 따른 융자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추경안에서 빠진 천연가스자동차 보급과 천연가스충전소 민간융자금 예산은 각각 본예산 175억6천600만원과 49억원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 경유화물차, 도시 미세먼지 배출량 1위
경유화물차 LNG차 전환 예산이 추경안에서 제외됨에 따라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천연가스자동차 보급 예산은 경유화물차뿐 아니라 버스와 도로 청소차 등 다양한 수송부문 친환경차 보급에 쓰이는 금액도 포함돼 있다"며 "추경이 없다면 경유화물차의 친환경차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도시 미세먼지(PM10·직경10㎛ 이하 입자) 배출 기여도가 가장 큰 부문은 '도로이동 오염원(32%)'이다. 그중에서도 경유화물차는 6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차종별 미세먼지 배출량은 ▲대형 화물차 32% ▲소형 18% ▲중형 12% 순으로 집계됐다.
가스공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경유화물차는 총 359만대로 집계됐다. 이 중 '대형화물차'로 분류되는 5톤(t) 이상 차량은 약 16만대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수도권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 "대부분 경유차를 비롯한 수송 분야가 원인"이라고 강조하며 "2021년까지 노후 경유차 100만대를 조기 폐차하고 빠르게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업계·각국 "경유화물차, LNG차 전환 시급"
그동안 환경 분야 시민단체와 학계에서는 예산 증액을 꾸준히 요구해왔다. 대형화물차의 미세먼지 배출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LNG차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천연가스·수소차량협회에 따르면 대형 경유화물차를 LNG차로 전환할 시 이산화탄소(CO2)는 19%, 질소산화물(NOx)은 95~97%, PM은 100%로 저감할 수 있다. LNG차로 6만 대를 전환하면 각각 연간 1만6천여톤, 1천200여톤, 1천500여톤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도출된다.
글로벌 각국에서도 경유화물차의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LNG차를 제시하고 있다.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가 이산화탄소 감축량을 에너지원별 탄소배출계수를 사용해 5톤 이상 경유화물차의 10% 또는 30%를 LNG차로 전환했을 때, 감축량은 각각 22만7천여t과 68만2천여t으로 도출됐다. 경유 저감량으로는 각각 29만7천여t과 89만2천여t의 효과가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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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천연가스·수소차 추경 예산안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사업은 본예산 1천420억5천만원에서 추경예산 2천264억5천800만원으로, LPG차 신차구입지원은 올해 본예산 19억원(950대)에서 100억(5천대)로 책정됐다.
또 수소차 보급활성화를 위한 구매보조금 지원·충전인프라 설치지원사업에 따라 당초 20기였던 수소충전소는 28기로 연내 확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