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이재용 부회장의 일본 체류

구체적 행보는 오리무중, 대형 은행 면담만 알려져

디지털경제입력 :2019/07/12 13:42    수정: 2019/07/12 13:4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일본 출장이 길어지고 있다. 당초 2박3일 계획으로 알려졌던 출장은 6일째에 접어들었다.

12일 재계와 일본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대형 은행 관계자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재계 인사와 회담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일본 정부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뚜렷한 해법을 찾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의 일정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 나오는 약간의 소식이 전부다.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스1)

지난 10일 아사히뉴스네트워크(ANN)가 이 부회장이 11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대형은행과 반도체 업체 관계자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이 부회장이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 등 3대 은행 간부와 면담했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10일 이 부회장이 이번 주 후반까지 일본에 머문다고 보도했다. 또 "필요하면 거래처인 반도체 관련 기업 간부와도 만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부회장은 대형은행 간부와 만난 자리에서 "일본 수출 규제 조치로 광복절 이전에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반일 시위 등이 확산돼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일본 규제 품목의 우회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사실상 불가능한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 간담회, 미국에서 개막한 선밸리 컨퍼런스까지 모두 불참했다. 선밸리 컨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드코에서 개최하는 글로벌 재계, 금융, 언론 종사자 대상 비공식 사교모임이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는 삼성전자를 정밀 타격했다.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경우 재고소진, 감산 등 호재로 작용하지만 의욕적으로 추진한 시스템반도체 육성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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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일본 정부의 제재 확대 움직임도 포착된다. 업계에 따르면 집적회로(IC), 전력반도체(PMIC), 리소그래피 장비, 이온주입기, 웨이퍼, 블랭크 마스크 등이 추가 규제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의 주요 근거인 '수출무역관리령' 통제대상 품목에 포함된 제품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귀국 후 하반기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귀국 후 경기 화성 반도체 생산라인 현장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