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장부에 경쟁사 매출이?...요기요 "아이디·비번 수집 중단 요청할 것"

면밀한 검토 후 문제 발견 시 법적 조치도 계획

배달의민족이 경쟁사 서비스인 ‘요기요’와 ‘배달통’ 등의 매출 내역을 자사 프로그램에 통합하는 서비스를 선택적으로 제공해 논란이 되고 있다.

요기요, 배달통 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측은 8일 입장문을 통해 우려를 표한 뒤, 배달의민족 측에 자사 업주들의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할 것을 정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면밀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배달의민족에 사장님의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와 비밀번호 수집을 중단할 것을 정식으로 요청할 것”이라며 “이 외에도 면밀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은 자영업자 매출 관리 서비스인 ‘배민장부’를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 매출과 배달의민족 매출, 나아가 요기요와 배달통 같은 경쟁사 배달앱 매출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매출 통합 관리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업주가 요기요나 배달통 같은 경쟁 서비스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반드시 배달의민족 측에 제공해야 한다.

선택 기능인만큼 해당 업주가 이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딜리버리 히어로 측은 배달의민족 측이 경쟁사인 자사의 매출 정보를 영업에 활용할 우려가 충분히 있다는 지적이다.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가 배민장부 새 서비스에 반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입력하게 될 요기요 사이트 아이디·비밀번호에 대한 정보 보안과 안정성을 자사가 책임질 수 없다는 논리다. 만에 하나 문제 발생 시 그 피해가 음식점 업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요기요 사장님 사이트 내에는 주문, 매출 정보뿐 아니라 매장운영과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정보와 요기요 운영 노하우를 알 수 있는 정보들이 담겨 있어 이 같은 정보들이 오남용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밖에 정보통신망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보통신망법은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비밀번호의 일방향 암호화 저장’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측은 “요기요는 배달의민족이 업주들의 요기요 아이디, 비밀번호를 수집하는 과정에서의 불법성에 관해 검토하고 있다”면서 “업주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확인되는 즉시 법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의민족 측은 “카카오가 카톡 메시지를 보지 못하듯 경쟁사 매출 현황 등을 직접 절대 볼 수 없다”면서 “현재 제기되는 우려는 배달의민족이 경쟁사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꺼내볼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이뤄지는 것인데 법적으로도 기업의 윤리 측면에서도 타사 정보를 열람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워진 배민장부 서비스는 사장님들을 더 편하게 해주려는 서비스”라면서 “서비스 본질과 편의성을 봐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