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의 석유제품 수출·트레이딩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저유황유 공급을 확대한다. 역내 최대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SKTI(대표 서석원)는 국내 업계 최초로 실시 중인 해상 블렌딩 사업을 일 평균 약 2.3만 배럴 수준에서 내년 9만 배럴까지 약 4배로 확대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내년 4월부터 일 4만 배럴 규모의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SK에너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가 본격 가동되면 SKTI는 일 13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내년부터 해상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을 3.5%에서 0.5%로 대폭 감축하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부터 해상 연료유 시장은 저유황유 중심으로 재편될 예정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고유황중유 수요가 올해 일 3.5백만 배럴에서 내년 일 140만 배럴로 약 40% 감소하고 저유황중유 수요는 일 10만 배럴 미만에서 100만 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박용 경유는 일 0.9백만 배럴에서 2백만 배럴까지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저유황중유 시장은 선제적으로 이를 도입하고자 하는 선사들이 늘고 있고 내년 말에는 과부족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등 당분간 높은 수익성이 전망되는 상황이다.
SKTI는 IMO 2020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선박 연료유 시장에 선제적으로 제품 공급량을 크게 늘려 경제적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인 황산화물도 대폭 저감한다. 0.5% 저유황중유는 대표적 황 함량이 3.5%인 고유황중유 대비 7분의 1 수준이다. 고유황중유를 저유황중유로 대체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이 1톤(t) 당 24.5킬로그램(kg)에서 3.5kg으로 약 86%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SKTI가 내년부터 해상블렌딩 저유황중유를 연간 5천만 배럴로 확대 공급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연간 10만톤 가량 줄어든다. 이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00여대가 1년간 내뿜는 황산화물 양과 맞먹는 규모다.
IMO 2020 규제도 새로운 사회적가치 창출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TI는 업계 간 연대를 통해 환경 규제로 인한 변화에 맞서 새로운 산업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정부 기관, 현대상선 등 조선·기자재업계와 '친환경설비(스크러버) 설치 상생펀드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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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I는 이 사업을 통해 총 19척의 선박에 스크러버를 장착할 방침이다. 유럽 기자재업체가 주도하는 스크러버 시장에 국내 중소 업체를 발굴해 함께 스크러버 장착사업을 진행, 중소업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국내 관련 산업의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석원 SKTI 사장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IMO 2020 규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저유황중유 사업을 키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것"이라며 "업계와의 상생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생태계 조성에 나서는 등 사회적가치도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