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中 합작사, 현지 정유공장 2.2조원에 인수

亞 기업 최초...석화 이어 정유설비 경영에도 참여

디지털경제입력 :2019/04/30 09:59    수정: 2019/04/30 15:49

SK와 중국 최대 석유화학 기업의 합작사가 중국 현지 정유공장을 인수한다. 중국 정유공장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아시아 기업 중 SK가 최초다. 합작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중국 내 대표 정유·화학기업으로 우뚝 서게 됐다는 평가다.

SK종합화학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시노펙(SINOPEC)과의 합작사 '중한석화(中韓石化)' 시노펙 산하 우한분공사(우한 Refinery)를 인수하기로 하고, 그에 필요한 인수자금 출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종합화학은 중한석화를 통해 중국 내에 정유설비를 간접 보유하게 됐다.

SK와 중국 시노펙 합작사 '중한석화' 사업장 전경. (사진=SK종합화학)

2.2조원 '우한분공사' 하반기 인수…지분비율 35:65

우한시 소재 시노펙 우한분공사는 1977년 지역 내에서 최초 가동한 정유공장으로, 17만 배럴/일의 정제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 업체는 2017년과 지난해 각각 3천5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최근 두 차례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부분의 설비를 교체했다.

SK종합화학은 이날 공시를 통해 "중한석화의 우한분공사 인수합병(M&A)을 위해 11억 RMB(약 1천898억원)를 현금 출자한다"고 밝혔다.

합작사인 시노펙은 우한분공사 자산 20억5천 RMB(약 3천526억원)를 현물 출자하며, 양사 지분 비율은 기존과 같이 35:65로 유지된다.

우한분공사의 총 인수가액은 토지자산 포함 128억4천 RMB(약 2조2천69억원)으로 양사 출자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외부 차입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자산 인수 작업은 올 하반기 중 마무리한다는 목표다.

(자료=SK종합화학)

■ 시노펙이 먼저 인수 제안…SK "정유-화학 통합 시너지 극대화"

이번 인수는 중국 정부가 신성장 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유와 화학을 결합시키는 '연화일체(鍊化一體)'를 구축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중한석화뿐만 아니라 SK종합화학의 경쟁력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SK 관계자는 "중한석화의 안정적 원료수급은 물론 정유-화학 통합운영에 따른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업과 수익 규모 측면에서도 회사의 외연을 확장시킴과 동시에 시노펙과의 협력 증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한분공사가 위치한 호북성을 비롯한 인근 4개성 모두 석유제품인 휘발유·경유·등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석유제품 판매 역시 중한석화 수익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우한분공사 인수합병은 SK의 공정 운영과 안전·보건·환경(SHE, Safety·Health·Environment) 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한 시노펙 제안으로 진행됐다. SK종합화학은 울산CLX(Complex)의 공정 운영 역량과 SHE 관리 역량을 중한석화·우한분공사에 이식해, 생산 효율성과 정유-화학공장 간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그룹)

■ 최태원 '뚝심'의 상징 중한석화…5년만에 2조원 벌어들인 알짜기업

한편, 중한석화는 상업 가동 5년 만에 2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며 SK그룹이 추진 중인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의 대표 성공 사례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합작사는 2017년 10월에는 설비능력 확대(Revamp)를 결정, 중국 내 최대 화학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투자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 내년 설비능력 확대가 완료되면 110만 톤(t)/년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춰 중국 내 2위 납사 크래커(Cracker)로 도약하게 된다.

중한석화의 설립과 성장 배경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중국 사업에 대한 강한 열의와 뚝심이 담겨 있다. 최 회장은 2006년 호북성 당서기 및 시노펙 CEO 등 사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며 중한석화 설립 과정을 직접 진두 지휘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지난 3월 보아오포럼에서 시노펙 경영진을 직접 만나 중한석화 성공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뜻을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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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중한석화 성공을 필두로 SK와 시노펙 간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 졌다"며 "우한분공사 인수합병은 연화일체를 구축하는 작업으로 중한석화의 경쟁력을 중국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이에 기반해 SK종합화학의 중국 내 마켓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 사장은 "또한 시노펙과 협력 확대를 통한 추가 성장 기회 역시 지속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