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6兆 버틴 삼성전자, 하반기 반등도 불투명

미·중 분쟁 이어 일본 수출통제도 새 암초로 부각돼

디지털경제입력 :2019/07/05 10:21    수정: 2019/07/05 11:08

삼성전자가 전분기보다 소폭 개선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났다.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는 전망이 여전히 다수지만, 내년께 반등할 것으로 보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삼성전자는 5일 공시를 통해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조5천억원, 매출 56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4조8천700억원보다 56.29%, 매출은 전년동기 58조4천800억원보다 4.24%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대비해선 소폭 개선됐다. 영업이익은 4.33%, 매출은 6.89% 증가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당초 6조원 선도 위태롭다는 전망까지 나왔지만, 나름 선방한 성적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 동안 16개 증권사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평균 6조296억원이다. 매출 전망치 평균은 54조702억원이다.

■ 반도체 보릿고개 지속, 디스플레이 반짝 흑자

삼성전자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3조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분기보다 20% 안팎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그중 낸드 사업은 적자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부문의 실적 하락이 전반적인 영업이익 급락을 이끌고 있다. DRAM 가격하락이 계속되고 수요 회복이 더뎌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줄어들었다.

DRAM 기가비트당 평균판매가격(ASP)은 작년의 절반 수준인 0.5달러로 떨어졌다. 낸드의 8기가비트당 ASP는 작년의 3분의1인 0.1달러로 내려앉았다.

지난 분기 5천600억원 적자였던 디스플레이 사업은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1회성 수익을 반영했다고 공시했는데, 애플에서 받은 손실 관련 보상금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애플에 OLED를 공급했지만, 아이폰 신제품 판매가 부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 사이에 관련 보상 논의가 있었다.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등을 담당하는 인터넷모바일(IM) 부문은 전년동기보다 줄어든 2조원 초반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갤럭시S10과 갤럭시A 시리즈의 호조로 판매량은 증가하지만, 평균판매가(ASP)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5천억~6천억원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 대일 무역분쟁의 복합적 영향, 하반기 전망 불투명해져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대외 여건이 빠르게 변하면서 뚜렷한 전망을 내리기 어렵게 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미국 정부 화웨이 제재 등은 최근 협상 재개와 제재 완화로 다소 해결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반도체, 디스플레이 관련 소재에 한국 수출 규제를 결정하면서 삼성전자 핵심 사업에 위협요인이 늘어났다.

일단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낸드 가격 하락세가 완만해지고 있고, DRAM 하락세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의 적극적인 감산과 하반기 수요 증가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안타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 제한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생산차질 발생에 따라 생산량 감소, 재고 소진 등이 발생할 것"이라며 "오히려 재고 과잉 상황이었던 현 메모리 업황이 긍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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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반도체 가격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재고 감소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 박원재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분기 ASP는 DRAM, 낸드 각 20%, 14%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고, 재고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가격 하락이 재고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고, 3분기 영업이익을 저점으로 4분기부터 회복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나 대폭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 2분기 정도"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