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금고 선정에 '탈석탄' 가점 공식화…은행권 '촉각'

KB국민·NH농협은행, 대응책 마련할 듯

금융입력 :2019/07/01 17:17

충청남도가 도청 금고 은행 선정 때 탈석탄 및 석탄 금융 투자·친환경 에너지 추진 실적에 가점을 주기로 공식화했다. 이번 충남도청의 금고 선정 기준이 바뀌면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영향을 줄 지 은행업계에서 판도를 주목하고 있다.

1일 충청남도청에 따르면 6월 28일 열린 실무국원장회의에서 충청남도 금고지정 및 운영규칙 개정계획을 수립했으며 이에 따라 개정된 평가항목에 맞춰 새로운 금고 은행을 평가한다. 달라진 부분은 지역기여도 평가 항목에 ▲탈석탄 선언 및 석탄 금융 투자 여부 ▲친환경 에너지 추진 실적이 포함되며 각각 1점씩 가점형태로 부과되는 형태다.

석탄 금융 투자 여부 및 친환경 에너지 추진 실적은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 실적으로 집계된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추진 실적은 많으면 많을 수록 더 유리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현재 충남도청의 금고 규모는 7조2천647억원이며,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역할을 나눠 운영 중이다.

올해 지자체 49개 금고(20개 시·7개 구·18개 군·4개 도청)가 계약이 완료된다. 최근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다른 지자체 역시 이 같은 금고 선정 기준을 벤치마킹할 확률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 한강변 모습. 미세먼지 때문에 한강 주변을 둘러싼 건물이 보이지 않는다.(사진=지디넷코리아)

특히 적은 규모의 지자체 금고라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KB국민은행과, 그간 지자체 금고를 독식해 온 NH농협은행은 선제적 대응체계를 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4월 강릉 안인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에 약 4조5천억원 규모의 금융 조달을 하면서 환경단체의 비판을 받았다. 지구온난화 우려가 있는 셰일 가스 프로젝트 파이낸싱에도 투자한 이력이 있다. KB국민은행은 "기관영업부와 투자 부서 간 조율이 필요하지만, 아직 별도 TF를 구성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간 지자체 금고 '강자'였던 NH농협은행은 최근 성사시킨 열병합발전소 프로젝트 파이낸싱 건 등이 추가 금고 유치를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석탄 발전소 등에 투자한 금액이 적은 편"이라며 "기관영업부와 투자부서 등이 내용을 조율해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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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지방재정365, 지디넷코리아 정리)

다만 은행업계에서는 지자체 금고 선정 기준에 탈석탄 선언과 친환경 에너지 실천 등이 포함되는 것은 지나치게 '정치적'이라는 입장이다.

A은행 관계자는 "사실 더 나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지가 중요한데, 구체적이지 않은 기준으로 금고 선정을 한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수익 강화를 위해 그룹투자은행(GIB) 부문을 확대하고 있는데, 발전소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이유로 금고 선정에서 불이익을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