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앱에 접속해 버튼만 누르면 농경지에 스프링클러가 작동해 물이 공급된다. 기존에는 먼 거리를 걸어가야 했지만, 이제는 집에서도 농경지에 물을 주고,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초등학교의 모습도 변했다. 아이들은 비가 오는 날에도 혼합현실(MR) 서비스를 통해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있다. 비무장지대에 위치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탓에 ‘육지 속 섬’이라고 불리던 대성동 마을의 모습이다. 이 마을이 이렇게 스마트하게 변화한 데는 KT의 5G 네트워크와 ICT 솔루션 덕분이다.
대성동 마을은 비무장지대에 있는유일한 마을로, 출입과 방문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KT는 2012년 IT 서포터즈 활동으로 인연을 맺은 이 마을에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KT는 27일 이 마을에서 'DMZ 대성동 5G 빌리지' 선포식 행사를 개최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오늘은 민간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인 비무장지대에 5G를 개통하는 날로, 5G 상용화후 어떤 이벤트보다 의미 있는 날”이라며 “그동안 비무장지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느꼈던 고립감과 불안감,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5G 기반 ICT 솔루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 주민이 원하는 ICT 솔루션 도입…농사도 스마트하게
KT는 대성동 마을을 ‘5G 빌리지’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로 5G 네트워크 구축을 꼽았다.
이선주 KT 홍보실 지속가능경영단장은 “본격적인 기지국 구축 전에 UN에 작전성 검토를 승인받고, 전파가 북측에 넘어가지 않도록 과기정통부의 승인을 거치는 등 절차를 거쳐야 했다”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직원들은 정해진 시간 동안만 작업이 허락되고, 매번 방문할 때마다 신분증 검사 등을 거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5G가 구축된 이후 어떤 ICT 솔루션을 제공할지는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결정했다. 이번에 도입된 솔루션은 총 10가지로 ▲스마트팜·에너지·에어맵솔루션·스마트 LED 등 ‘생활 영역’ ▲MR 스포츠·AI 에듀팩·5G 웨어러블 360 카메라 등 ‘교육 영역’ ▲AR 통일전망대·디지털명예주민증·지니 사랑방 ‘문화 영역’ 등으로 구분된다.
주민들이 가장 큰 기대를 거는 서비스는 단연 ‘스마트팜’이다. 대다수 주민이 농사를 짓는 데다, 절반 이상이 65세 고령자이기 때문이다. 주민 1인당 경작권을 받은 농경지가 3만평에 이른다는 점을 떠올리면 스마트팜의 효용은 한층 기대된다.
KT가 대성동 마을에 구축한 스마트팜 솔루션은 집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스프링쿨러를 작동시킬 수 있고, 토양 상태를 확인해 자동으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할 수도 있다. 저수지에서 물을 끌어 올려 논에 공급하는 공동양수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관정 시스템도 구축했다.
KT 관계자는 “기존에는 농지에 물을 주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농지에 걸어 나가야 했고, DMZ라는 특성 탓에 주민들의 활동을 보호하는 군인도 언제나 함께 움직여야 하는 불편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동구 대성동 마을 이장은 “KT ICT 솔루션 중 스마트팜은 안방에서 농사짓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 아이들 교육도 ICT로…“글로벌 관광명소 될 것”
아이들의 교육 환경도 변했다.
우선 KT는 미세먼지 탐지 솔루션인 ‘에어맵 코리아’를 설치,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자동으로 공기청정기를 가동해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킨다. 또한 학교 강당에 마련된 실감형 미디어 스포츠 서비스를 통해 축구나 농구와 같은 스포츠를 게임 형식으로 즐길 수도 있다.
윤영희 대성동 초등학교 교장은 “대성동 초등학교는 2014년 KT의 기가 스쿨 구축 이후 양방향 교육을 진행하고, 학생들이 DMZ 다큐멘터리 영화제에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등 교육 환경이 확대됐다”며 “이번 5G 구축과 함께 도입된 에어맵코리아, MR스포츠 등으로 한층 스마트한 교육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마을회관 옥상에는 ‘AR 통일전망대’가 설치됐다. 기존에는 망원경으로만 북한 너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KT는 고화질 CCTV를 통해 북한의 실시간 전경과 북한 기정동 마을의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구현했다.
실제로 고화질 CCTV는 최대 36배 줌을 통해 북한지역 주민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모습을 디스플레이에 보여주기도 했다. 방문객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북한의 실시간 모습과 정보를 더욱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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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5G 기반 ICT 솔루션을 구축한 대성동 마을을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의미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황창규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비무장지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화해 무드가 계속될 경우 대성동 마을은 세계인이 찾고 싶은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며 “대성동 마을이 한반도 평화의 필요성을 알리고, 대한민국의 5G를 알리는 거점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