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1호기 사고는 인재"…원안위, 방지책 마련

무자격자 운전 정황 확인…시설·인력 부족도 문제

디지털경제입력 :2019/06/24 15:03    수정: 2019/06/24 17:14

재가동 승인 후 하루 만에 멈춘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 사고가 관리자의 미숙한 조작과 안전불감증이 야기한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4일 전남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한빛원전 1호기 가동 중지 사건 특별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원안위의 중간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빛 1호기의 열출력이 급증한 것은 근무자의 계산오류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남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 (사진=영광군청)

원안위는 조사 과정에서 원자로 차장이 경험이 없는 무자격자였고, 제어봉 조작 전 충분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원안위는 "사고 당일 오전에 제어봉 편차는 운전원의 조작 미숙으로 발생했다"며 "제어봉을 2회 연속 조작해야 하지만 한 그룹에서 1회만 (제어봉을)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무면허자가 제어봉을 조작할 시, 면허보유자로부터 지도와 감독을 받아야 한다. 이를 어기면 징역 1년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원안위는 "재가동 시험 중 원자로 제어봉을 조작하는 그룹 간의 편차가 생겼고, 이를 해소키 위해 한수원 측이 제어봉을 인출키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어봉은 원자로에서 핵연료의 핵분열 반응속도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핵연료 교체 후 원자로가 안전한 출력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제어봉이 원자로 출력을 설계된대로 제어할 수 있는지 반드시 시험해야 한다.

제어봉 편차 해소를 위해 한수원 정비원이 사전에 계산된 출력 예상치에 맞춰 제어봉을 인출했지만, 이마저도 관리·감독을 책임지는 원자로 차장이 잘못 계산해 판단한 결과였다는 점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원안위는 "약 13시간 동안 제어봉 시험을 진행하며 3개 근무조가 참여했지만 2개 근무조는 꼭 하게 돼 있는 작업 전 회의를 하지 않은 점도 밝혀졌다"며 시설과 인력 부족 상황도 문제로 지적했다.

한빛원전 1호기 수동정지 사고 개요. (자료=원자력안전위원회)

앞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10일 오전 10시 30분께 한빛 1호기를 정비한 후 재가동을 위해 제어봉 제어능력 측정시험을 하던 중 이상 현상을 발견했다.

곧 열출력이 제한치인 5%를 넘어서자 한수원은 약 12시간 뒤인 오후 10시 2분 원자로를 수동으로 정지했다.

보고를 받은 원안위는 한수원 측이 원자력안전법을 위반한 정황을 파악, 원전을 정지하고 특별사법경찰관을 투입해 조사에 착수했다. 면허가 없는 한수원 관계자가 제어봉을 조작했다는 의혹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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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수원은 지난달 21일 설명자료를 내고 "한빛1호기는 10일 10시 30분 제어봉 인출을 시작해 원자로출력이 18%까지 상승했다"면서 "발전팀이 이를 감지하고 10시 32분에 제어봉을 삽입해 출력은 10시 33분부터 1%이하로 감소했고, 11시 2분부터는 계속 0%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원안위는 향후 제어봉 구동설비 건전성, 안전문화 점검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하는 종합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