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노사가 지난 1년간 진행해온 단체협약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네이버 노사가 그동안 단체협약을 진행해오면서 최대 난제였던 ‘협정근로자’ 관련 사안을 '공동협력의무'로 바꿔 잠정 합의를 이뤄냈다. 양측은 쟁의행위 기간 중이라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회사가 먼저 13% 수준의 인력을 유지하되, 부족한 경우 조합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접점을 찾았다.
네이버 노조는 13일 오후 사측과의 15번째 단체협상에서 단체협약 잠정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다.
네이버 노사는 지난 5일 오후 2시부터 16시간 30분동안 마라톤 교섭을 진행한 이후, 12일까지 실무협의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노사는 단체협약 92개 조항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
노사는 먼저 회사가 요구하던 협정근로자 지정을 공동협력의무로 이행하기로 했다. 협정근로자는 쟁의 행위 기간 중에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이행할 필수인력을 뜻한다. 이전까지 회사는 협정근로자 부분을 먼저 정해야 다른 조항에 대해서 합의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합의를 통해 양측은 회사(비노조)가 먼저 13% 수준의 인력을 유지하며, 부족할 때 조합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또 리프레시 휴가는 기존 10일치 일급의 1.2배 수당을 지급하는 것에서 유급휴가 15일로 확대한다. 이는 지난 1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에 부합한다.
이와 함께 업무시간 외 SNS 등을 통한 업무지시를 근절하기로 약속했다.
육아휴직은 기존 최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남성출산휴가는 유급휴가 3일, 무급휴가 2일에서 유급휴가 10일로 확대한다. 중노위 조정안과 같다. 난임치료휴가는 기존 유급휴가 1일, 무급휴가 2일에서 유급휴가 3일로 늘린다.
아울러 회사가 인센티브를 지급할 때는 기준을 명확히 공개하고, 경영상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직원들에게 설명하기로 합의했다. 이전까지는 네이버는 인센티브 지급 이유를 따로 밝히지 않았고 중노위는 회사가 사유를 밝힐 것을 권했다.
이외에도 노조활동 보장을 위해 커넥트 내 조합 게시판을 추가하고, 조합 활동 시간을 업무시간으로 인정한다. 또 신규 입사시 조합 홍보자료를 배부하기로 했다. 또 노사간 상시소통체계 마련의 일환으로 노사협의회와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이번 단체협약 합의를 토대로 여러 자회사 단체협약 체결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노조는 다음주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 단체협약 합의안에 대해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잠정합의에 이르지 못한 5개 법인의 단협 체결을 위해 네이버노조 전원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네이버 본사 1층의 농성장도 24시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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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관계자는 "오랜 진통이 있었지만 대화를 통해 노사간 의견 접근을 이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지난해 5월 직원 2천여 명의 의견을 수렴해 총 125개 조항이 담긴 단체교섭 요구안을 회사에 전달했고, 1년간 15번째 협상만에 단체협약 합의를 이뤄냈다. 앞으로 노조는 이번 잠정안을 노조원들에게 설명하고,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안으로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