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가격이 30만원을 넘어서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비용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1GB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현재 이더리움 시세로 약 2억원이 들어간다. 데이터 저장에 사용하기엔 지나치게 고비용 구조다. 그렇다면, 데이터 저장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같은 중앙화된 서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을까?
2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이더리움 개발자 컨퍼런스 '이드콘' 현장에서 만난 중학생 개발자 한우영 군(15세)은 이런 질문에 "완전한 탈중앙화 시스템을 만들려면 데이터 자체도 분산화돼야 한다"며 당당하게 본인의 소신을 밝혔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중앙화된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점점 탈중앙화로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며 "데이터 저장은 분산형파일시스템(IPFS)이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자퇴생이자 새내기 개발자"라고 본인을 소개한 한 군은 현재 골든타임이라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소속된 개발자다. 이드콘에서는 '중학생도 만드는 IPFS 디앱'이란 주제로 발표했다.
한 군은 데이터 저장이 필요한 탈중앙화애플리케이션(dApp.디앱)을 개발하면서, 이더리움의 고비용 구조를 체감했다. 이것이 IPFS에 관심을 가지게 된 배경이 됐다고 한다.
그는 "전자계약서를 블록체인에 올리는 디앱을 만들고 있었는데 30MB 짜리 PDF를 올리는데도 너무 비싼 걸 알았다'면서 "이 돈을 사용자한테 받을 수 없으니 IPFS라는 것을 찾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IPFS는 비트토렌트보다 더 탈중앙화된 저장시스템이다. 비트토렌트 같은 토렌트 서비스들이 '트래커 서버'라는 중앙화된 서버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IPFS는 이마저도 '데몬'이라고 부르는 네트워크 참여 컴퓨터(노드)에 분산시켰다. 파일저장을 위해 비용도 들어가지 않는다.
한 군은 "IPFS에는 파일을 올리고 이더리움에는 IPFS 해시(데이터 지문) 같이 짧은 데이터만 올리면 된다"며 "IPFS는 이더리움의 데이터 저장 짝꿍 같은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한 군은 IPFS가 가격적인 측면은 물론, 데이터 보관의 안전성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구글 검색을 하다보면 어떤 이유로 서버가 죽어서 찾을 수 없는 파일이 상당하고 중앙화된 서버에 저장된 데이터는 디도스 공격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웹이 분산화되면 수 많은 데이터가 공중분해 되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며 "IPFS가 영구적인 데이터 보관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IPFS도 파일을 가지고 있는 노드가 네트워크에서 사라지면 데이터도 소실될 가능성이 있다. 한 군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핀(PIN)'이라는 서비스도 소개했다.
한 군은 "핀은 IPFS 내에서 데이터를 저장을 보장해 주는 서비스로 데이터 이중화라고 보면된다"며 "100GB 데이터 저장에 월 1만4천원 정도만 내면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IPFS가 극복해야할 과제로 노드를 유지해야 할 인센티브 부족을 꼽았다.
한 군은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데이터 안정성이 99.9% 보장되어야 하는데 IPFS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노드가 중간에 빠져도 패널티가 없다는 얘기다.
IPFS는 네트워크에 참여할 동기는 충분하지만,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노드가 중간에 빠져도 패널티가 없다는 점이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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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짜로 IPFS 네트워크가 운영될 수 있는 동기에 대해 "IPFS는 비트스왑이라는 프로토콜이 있어서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다운 받으려면 무조건 자신도 데이터를 호스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드를 그만둘 때는 어떤 패널티도 없기 때문에 데이터 보장을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