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이 무료로 제공하던 VOD 콘텐츠를 유료로 개편한다,
무료로 생각하기 쉬운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전환하고,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를 통한 양질의 콘텐츠 제작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일각에선 미디어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IPTV 3사와 케이블 사업자는 오는 6월 17일 이후 CJ ENM이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유료로 전환한다.
기존에 무료로 제공 중이던 콘텐츠는 유료로 바뀌고, 지난 4월 1일 이후 방송된 콘텐츠는 무료 전환 없이 유료로 제공된다. 유료 전환 대상은 CJ ENM이 보유한 채널인▲tvN ▲Mnet ▲OCN ▲Olive ▲ONSTYLE ▲OtvN ▲XtvN ▲OGN ▲DIA TV 등이 제작한 VOD 전체다.
그동안 CJ ENM은 본방송 직후부터 유료 VOD를 제공하되 60일이 지난 시점부터 1년 동안 무상으로 VOD를 제공해 왔다. 무상으로 VOD를 제공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는 다시 유료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유료 VOD의 가격은 건당 1천500원이다.
이번 개편으로 CJ ENM의 모든 VOD는 건당 1천500원으로 고정된다. 플랫폼 사업자는 월정액 상품이나 건당 결제를 통해 CJ ENM의 VOD를 제공할 방침이다.
CJ ENM의 VOD 유료화 전환은 유료방송뿐만 아니라 OTT에도 적용된다. 국내 IPTV 3사가 운영하는 OTT 서비스인 옥수수·올레tv·U+모바일tv은 물론, 티빙 등에서도 CJ ENM 콘텐츠는 유료로 제공된다.
■ 콘텐츠 제값 받기 일환…“선순환 구조 만들겠다”
CJ ENM은 이번 VOD 유료화 개편을 통해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가격에 대한 저평가가 유료방송 저가화로 이어졌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줄면서 콘텐츠 품질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됨에 따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시도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2017년도 방송시장 경쟁평가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유료방송 월평균 ARPU(이용자 1명당 평균 매출)는 11.9달러(1만4천200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77.8달러) ▲영국(41달러) ▲프랑스(20.9달러) ▲독일(20.8달러) ▲일본(20.7달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금액이다.
CJ ENM은 이번 유료화 전환이 VOD이용자가 급감할 수 있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모험적인 시도라고 설명했다.
CJ ENM 관계자는 “기존에는 이용자에게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더라도 플랫폼 사에서 추가적인 대가를 받아 안정적인 매출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콘텐츠 가격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이를 포기하고 정책을 바꾸기로 했다”며 “앞으로 월정액 서비스 및 유료 VOD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하고, 이를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재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 부담은 상승....“디지털 이용격차 확대 우려”
다만, 일각에서는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방송에 지불하는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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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전자IT미디어공학과 교수는 “CJ ENM이 모든 VOD를 유료로 전환한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미디어에 지불하는)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고, 이는 디지털 이용 격차가 확대되는 것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국내 콘텐츠 업계 선도주자인 CJ ENM을 따라 종편·지상파 등이 자사 콘텐츠를 유료로 전환할 경우, 디지털 이용 격차가 커지면서 소외 및 복리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CJ ENM은 “일괄 유료화를 추진하는 대신 각 플랫폼 사업자와 개별 협상을 통해 세부 콘텐츠 별로 무료 VOD를 서비스하는 프로모션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이밖에도 콘텐츠 이용자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도 고민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