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회사' 애플, 앱스토어 악재에 발목 잡히나

미국 대법원 판결로 반독점 소송 속출할 듯

홈&모바일입력 :2019/05/14 10:16    수정: 2019/05/14 11:0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서비스 회사’로 변신을 꽤하고 있는 애플이 앱스토어 악재에 휘말렸다. 아이폰 이용자들도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권리가 있다는 판결 때문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3일(현지시간) ‘페퍼 대 애플’ 소송에서 “아이폰 이용자도 앱 최초 구매자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따라 아이폰 이용자들도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권리를 갖게 됐다.

물론 이번 판결은 애플이 앱스토어의 시장 독점적 권리를 행사했다는 데 초점이 맞춰진 건 아니다. 아이폰 이용자들 역시 직접 당사자로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정도 판결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3월 애플TV를 비롯한 서비스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씨넷)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판결은 애플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앱스토어 비즈니스 관행을 둘러싼 연쇄 반독점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씨넷 "대형 IT기업 분할론에 힘 실릴수도"

애플은 최근 몇 년 동안 서비스 사업을 키우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이젠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사업을 키워야만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달 분기 실적 발표 때 “3월말 현재 3억9천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20년까지는 가입자 수가 5억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3월 분기 서비스 매출도 115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6% 상승했다.

(사진=씨넷)

문제는 앱스토어가 애플 서비스 사업의 핵심이란 점이다. 물론 애플뮤직이나 아이클라우드 같은 다른 서비스 사업도 있다. 하지만 앱스토어 만큼 규모가 큰 곳은 없다.

이런 핵심 사업 부문을 놓고 고객인 아이폰 이용자들과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는 불편한 상황을 연출할 경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애플에겐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씨넷은 또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위협 뿐 아니라 최근 정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형 IT 기업 분할론에도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은 지난 3월 애플,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을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애플은 “앱스토어가 지나치게 많은 경쟁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별도 회사로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앱스토어의 철저한 통제정책, 반독점 도마 위에 오를 수도

실제로 앱스토어 정책은 논란이 될 부분들이 적지 않다.

앱스토어를 이용하려는 개발자들은 매년 99달러를 애플에 지불해야 한다. 그 대가로 개발자들은 앱스토어에서 앱을 판매할 수 있다.

이 때 가격 책정은 개발자들이 한다. 애플은 책정된 가격의 30%를 수수료로 받아간다. 구독 모델일 경우 첫 해만 30%를 적용하고 이듬해부터는 15% 수수료를 받는다.

애플은 “앱 가격 책정은 개발자들이 하고, 애플은 대리인 역할만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 씨넷에 따르면 애플은 또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이외에서 아이폰 앱을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아이폰 이용자들 역시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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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다르다. 플레이 스토어 뿐 아니라 삼성, 아마존 등이 운영하는 자체 스토어에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일부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은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하기도 한다.

앞으로 반독점 소송이 제기될 경우 이런 부분들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렇게 될 경우 애플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서비스 사업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