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국토교통부(국토부) 차관은 13일 "내년에 스마트시티 투자 폭을 더욱 확대, 민간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올해 혁신적 선도 기술 접목과 기업 유치를 위해 11개 스마트시티 사업에 265억 원의 신규 예산을 반영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행사는 '미래도시 창생과 재생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모임'을 이끌고 있는 황희, 박재호 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스마트시티,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리다!'를 주제로 열렸고,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 중 한 곳인 부산 에코델타시티(EDC)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김현미 국토부 장관 대신 참석해 축사를 한 박 차관은 "누구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원하는 모든 사업을 시범도시에서 할 수 있게 신산업 육성과 데이터 활용을 위한 9개 특례를 이미 마련했다"면서 "과감한 규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월 4차산업혁명위원회 및 관계부처와 공동으로 중장기 정책 주진 방향인 '스마트시티 추진 전략'을 수립한데 이어 지난해말 국가시범도시 기본 구상 이행 방안을 담은 시행 계획도 수립했다.
지난해 1월에는 백지상태에서 스마트시티를 건립하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 도시로 부산과 세종 두 곳을 선정했다.
부산은 로봇 등 새로운 산업 육성과 친환경 미래 수변도시로, 세종은 시민 일상을 바꾸는 인공지능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시티로 조성된다.
박 차관은 "시범도시 조성을 기반으로 세계 스마트시티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페루, 오만, 중국, 말레이시아에 이어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 스마트시티 선도국과과 새로운 협력을 구상중"이라고 공개 했다. 네덜란드와는 각국의 우수 솔루션을 교차, 실증할 계획이다.
■황희 의원 "스마트시티는 대한민국 신성장 동력"
행사를 주최한 황희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양천구갑)은 "4차산업혁명이라는 전환기를 맞이해 스마트시티는 ICT 신기술의 자유로운 실증과 접목은 물론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관련 산업을 육성할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다양한 스마트 요소 기술과 서비스를 접목할 테스트베드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조건이자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이 주도하는 미래도시 창생과 재생을 위한 국회의원 연구 모임은 이번 행사에 이어 오는 6월 세종시를 주제로 또 7월에는 스마트시티에 참여하는 기업으로 구성한 융합 얼라이언스를 주제로, 이어 8월에는 입법과제를 주제로 잇달아 행사를 열 계획이다. 이후 성공적 스마트시티 조성을 위한 특별법 마련도 추진한다.
황 의원은 "기술 경쟁시대"라며 "시범도시가 가시화하는 내년 하반기가 되면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우리가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 에코델타시티를 책임지고 있는 K워터(한국수자원공사) 이학수 사장은 환영사에서 "최고의 물관리 기술과 서비스를 적용한 건강한 물 순환 도시, 수열 및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깨끗한 에너지 자립 도시, 첨단기술로 시민의 삶을 더 편안하고 풍요롭게 하는 도시가 우리 목표"라며 "이를 위해 정부, 공공기관, 기업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종성 MP "부산 스마트시티는 증강, 플랫폼 도시"
이날 행사에서 부산 스마트시티(EDC) 시행 계획을 발표한 황종성 마스터플래너(MP)는 '증강'과 '플랫폼'을 강조했다.
부산 EDC는 지난해 1월 29일 국가시범도시로 지정됐다. 이후 같은 해 7월 기본구상안이, 올 2월 마스터플랜이 각각 발표됐다.
황 MP는 "패러다임이 증강사회로 변하고 있다"면서 "부산 스마트시티에 오면 증강사회를 맛볼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황 MP에 따르면 증강 도시는 외국어를 몰라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 소통이 가능한 도시다.
황 MP는 "부산 스마트시티는 플랫폼 도시를 지향한다"면서 부산 EDC의 3대 플랫폼으로 디지털도시와 증강도시, 로봇도시를 소개했다.
그는 기존에는 가로등을 바꾸고 주차장을 바꾸는 등의 서비스만 강조했는데 플랫폼은 이와 다르다면서 "플랫폼 도시의 원형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MP는 "시민의 삶에 가치를 더하는 10대 혁신을 추구하겠다"면서 이를 위한 5대 특화 과제와 5대 기본 과제도 제시했다.
5대 특화과제는 ▲로봇 기반 생활 혁신 ▲배움-일-놀이 융합 사회 ▲도시행정 및 도시 관리 지능화 ▲스마트 워터 ▲제로 에너지 도시 등이다. 또 5개 기본 과제는 스마트 교육과 생활을 비롯해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안전, 스마트 공원 등이다.
황 MP는 부산 EDC는 플랫폼을 추구하기 때문에 이들 10개 과제 외에 어떤 과제도 추가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부산 시민과의 설명회에서 스마트 팜과 스마트 텃밭 같은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밝혔다.
황 MP에 이어 김세진 K워터 물순환도시처장이 '물로 특화된 스마트시티 조성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처장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스마트시티에 물은 필수 요소"라며 "부산 EDC는 물 특화 도시로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산EDC가 도시설계 단계부터 물로 특화된 도시라면서 "도시를 둘러싼 물과 수변 공간을 활용해 세계적 도시브랜드를 창출하고 시민의 삶의 질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K워터의 50년 물관리 기술과 노하우를 결집해 스마트시티에 필요한 스마트 및 친환경 물관리 기술과 인프라를 도입하겠다"면서 물재해 대응 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이제 구축보다 운영에 더 신경써야...평가 체계 마련도 시급"
주제 발표에 이은 패널토론은 김갑성 연대 교수(4차위 스마트시티 특위 위원장)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배성호 국토부 도시경제과장, 신현석 부산대 교수(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이동규 카카오모빌리티 이사, 이재용 국토연구원 스마트녹색도시연구센터 센터장 등이 참여했다.
신현석 교수는 "이제 비전과 이상보다 예산 집행 내역 등 구체성이 필요하다"면서 "지속 관리성, 주민 편의성 등을 고려한 평가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혀 공감을 샀다.
이동규 이사는 "사람들의 이동(모빌리티)거리와 횟수가 과거에 비해 엄청 늘었다"면서 "모빌리티를 어떻게 구현하는냐에 따라 스마트시티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센터장은 "구축은 쉽다. 정부 재정을 투입하면 된다. 하지만 운영이 문제다. 이제는 구축보다 운영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면서 "또 하나 고민스러운게 정부와 지자체, 시민 간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의 간극을 어떻게 줄이는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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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차원의 고민을 털어 놓은 배성호 과장은 스마트시티 헌장 등이 필요하다면서 해외 수출 등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말했다.
한편 주제 발표를 한 황종성 PM은 "지금도 스마트시티 꿈을 꾼다"고 밝혔고, 김세진 K워터 처장은 "지난 1년여간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사업에 대한 애정과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