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공격적 투자를 해온 카카오가 올해 1분기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광고와 콘텐츠 부문에서 의미있는 성장을 거둬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 277억원을 달성했다. 증권가 예상 영업이익 평균은 200억원 정도였다.
또한 카카오는 올해 매출 증대에 기여할 캐시카우로 최근 출시한 광고 상품 ‘비즈보드’와, 이와 연계한 비즈니스 솔루션 플랫폼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표했다. 회사는 연간 광고 성장률을 20% 이상으로 내다봤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와 배재현 경영전략담당 부사장은 9일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사업 성과와 향후 계획 등을 공개했다.
1분기 카카오는 연결 매출 7천63억원, 영업이익 277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166% 증가한 결과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무려 544%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 대비 2%p, 직전 분기 대비3.3%p 오른 3.9%를 기록했다.
카카오 배재현 부사장은 “올해 신규인력 채용을 보수적으로 하고, 마케팅 활동도 성과가 뚜렷한 쪽으로 집행하려고 한다”며 “이미 1분기부터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해왔고, (그렇다보니) 전분기대비 개선된 영업이익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현황과 경쟁 상황에 따라 분기별 비용은 유연적으로 집행한다”면서 “매출 확대로 하반기부터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다.
카카오는 이번 분기부터 매출 분류를 '플랫폼' 부문과 '콘텐츠' 부문으로 재편했다. 지난 분기까지는 '광고', '콘텐츠', '기타'로 분류했는데, 기타에 커머스, 모빌리티, 핀테크 관련 사업이 포함됐었다. 새 분류에 따라 플랫폼 부문 매출은 톡 비즈(플러스친구, 카카오톡 선물하기, 이모티콘 등), 포털비즈, 신사업(모빌리티, 페이 등) 실적이 포함되며, 콘텐츠 부문 매출은 게임, 뮤직, 유료 콘텐츠(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 픽코마), IP비즈니스 매출이 반영됐다.
■1분기 매출 견인 주역 '광고·커머스·멜론'
1분기 카카오 매출 성장을 이끈 부분은 광고, 커머스, 멜론 등이 주요했다.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은 “1분기엔 효율적인 비용 집행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메이커스, 카카오IX 커머스 매출이 눈에 띄었고, 픽코마 등에서 신규 콘텐츠 강화로 기대 이상으로 전반적으로 좋은 성장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는 매출 분류 재편에 따라 광고, 커머스 매출액을 따로 공시하지 않았으나 카카오는 두 영역 모두 성장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톡 내 광고 인벤토리 확대와 메시지 광고 성장, 선물하기 등 커머스 사업 매출 증대 영향으로,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한 1천269억으로 집계됐다. 최근 신규 출시된 광고 상품 비즈보드 등도 톡비즈에 해당돼 2분기부터 실적에 포함될 예정이다.
전체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한 3천131억원이다.
콘텐츠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뮤직 콘텐츠 매출은 멜론의 신규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한 1천372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3천932억원이다.
유료 콘텐츠 매출은 카카오페이지와 픽코마 플랫폼 성장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18%, 전년 동기 대비 71% 성장한 746억원으로 집계됐다. IP비즈니스/기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한 873억원이다. 카카오M의 영상 제작 및 신규 자회사 편입 등 신규 매출원 확대, 카카오IX의 판매 호조가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기다렸다"...비즈보드 수익화 기대
카카오는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카카오톡 채팅 목록 내 광고 상품 ‘비즈보드’가 하반기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비즈보드를 사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솔루션인 ‘카카오싱크’도 2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여민수 대표는 “오랫동안 비즈니스 파트너들은 카카오톡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는 시점을 기다렸고, 신규 광고 상품을 통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확인했다”면서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광고효과와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보드의 줄임말은 톡보드다. 여 대표는 이 톡보드를 메시징 기능을 넘어 취향에 맞는 브랜드와 친구를 맺고 톡 안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는 핵심 기능으로 봤다. 또한 1회성 무작위 광고 노출이 아닌 점에서 일반적인 배너광고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브랜드 입장에서도 의미가 근데, 고객이 가진 이해를 기반으로 어떤 사용자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지 데이터로 검증해야 한다”며 “(이 역할을 해줄 솔루션은) 2분기 출시할 카카오싱크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싱크)는 진성 고객을 찾고 이에 맞는 콘텐츠를 전달해주는 솔루션으로, 카카오톡 4천만 이용자 중 잠재 고객을 찾아낸다”면서 “브랜드가 톡보드를 더욱 밀접하게 연결시켜주게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여 대표는 “광고 성장률 예상치는 연간 20%는 넘을 것 같고, 톡비즈 연간 성장률도 50% 가까이 될 것”이라며 “톡비즈 기반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산업 매출 전년比 172% 증가...이익은 아직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다만 이익 아직 제대로 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전체 신사업 매출은 수익화 확대와 신규 공동체의 연결 편입 효과로 전분기 대비 32% 성장, 전년 동기 대비로는 172% 증가한 598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모빌리티, 페이,글로벌, AI, 블록체인 등 신규사업을 제외한 기존 사업 부문 영업이익이 799억원이라고 밝혔는데, 이때 신사업 영업손실은 카카오 전체 영업이익 277억원에서 역산해보면 522억원으로 추정된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T대리는 지난해 누적 거래액 2천300억원을 돌파했으며,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1분기 카카오페이 거래액은 10조원을 넘어섰다. 작년 전체 거래액인 20조원의 절반 이상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다. 또한 카카오페이의 청구서 ‘바로 납부 서비스’의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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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현 부사장은 "바로투자증권 인수는 금융당국의 검토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인수가 완료되면 통합 금융서비스 제공이 빠르게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하지만 바로투자등권 인수 여부와 상관없이 카카오페이 쪽에서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 상장과 관련해서는 “카카오페이지의 기업공개(IPO)는 주관사 선정은 마무리됐지만, 아직 진행 초기 단계여서 상장시기를 말하긴 어렵다”며 “환경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에 IPO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