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무선사업부의 실적 개선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의 글로벌 하락 국면에 10분기 내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스마트폰 경쟁사의 부진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실적을 끌어내리고, 스마트폰 사업은 치열한 경쟁 탓에 수익성 악화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 52조4천억원, 영업이익 6조2천억원의 2019년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60.2% 감소했다.
지난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전분기 59조2 천700억원보다 11.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전분기 10조8천억원 대비 42.2% 줄었다.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 5조2천억원 이후 10분기만에 가장 낮다. 당시 갤럭시노트7 단종과 리콜 등의 사태가 있었다.
■ 스마트폰 경쟁사 부진이 반-디에 직격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이 전체 실적을 반토막 냈다.
반도체 사업은 매출 14조4천700억원, 영업이익 4조1천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30% 줄었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1조5천500억원보다 7조4천300억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1분기 매출 6조1천200억원, 5천600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 중심으로 수요 약세와 판매단가 하락 영향이 컸다. 부품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 영향으로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메모리 가격도 하락했다.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의 낮은 가동률과 판가 하락,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패널 판가 하락과 판매 감소로 적자 전환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AP수요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을 보였다.
모바일 시장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감소,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부진 등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CPU 수급 부족 영향에 따른 컴퓨팅 메모리 수요 하락도 악영향을 끼쳤다. 데이터센터 시장도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의 반도체 재고 축적에 따른 수요 감소에 따라 부진을 겪었다.
D램의 비트그로스는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으나, 판가(ASP)는 20% 중반으로 하락했다. 낸드플래시의 1분기 비트그로스는 한자리수 중반에 머물렀고, ASP는 20% 중반으로 하락했다.
2분기에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부문 부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 메모리 시장은 전반적인 계절적 수요 약세가 지속되고, 일부 수요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이미지센서, 5G모뎀 등 시스템 반도체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원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2분기는 계절적 업황 약세 지속이 전망된다”며 “전반적 수요는 점차 회복세로 갈 것으로 기대되고, 낸드는 가격하락에 따른 고용량화와HDD 교체 수요 지속 확대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모바일은 가격 하락 영향과 256GB 이상 하이엔드 스마트폰 출시, 중국업체의 신규 스마트폰 출시 등으로 수요 견조세가 예상된다”며 “디램은 재고가 안정되는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2분기말부터 서버 D램 수요 회복을 기대하며, PC는 CPU 공급부족이 2분기까지 지속돼 세트 빌드 감소가 예상되지만 탑재량 증가에 따른 수요확대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상무는 “2분기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플렉시블 올레드 수요 약세의 지속으로 실적 개선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FOD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 기술을 바탕으로 리지드 올레드 제품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은 수급 불균형 지속 우려가 있지만 고화질, 초대형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며 “이런 시황에 대비해 전략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기술 차별화 강화 및 원가개선으로 손익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갤럭시S10 호조 속, 비용 증가로 수익성 악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매출 27조2천억원, 영업이익 2조2천7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7천700억원)와 비교해 1조5천억원 가량 줄었지만, 전 분기(1조5천100억원)에 보다 개선된 수준이다.
갤럭시 S10 판매 호조에도 중저가 시장의 경쟁 심화로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 하락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휴대폰 7천800만대를 판매했다. 태블릿은 500만대를 판매했다. ASP는 240달러 후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호조의 실적 개선 기여는 낮았다. ▲신제품 고사양화 트렌드 및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를 위한 브랜드 마케팅 활동 ▲중저가 라인업 교체를 위한 비용 발생 등의 영향 탓이다.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재편 과정에서 지난해 출시한 구형 제품 판매가 감소했다. 이에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2분기 실적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S10 의 견조한 판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A시리즈 신모델의 호조가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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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2분기 S10과 A 신모델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5G 모델과 A80등 신기술 확산을 통해 전 라인업 경쟁력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며 “하반기 스마트폰 성수기를 맞아 업체별로 신제품 출시가 전망돼 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지만, 갤럭시노트부터 A시리즈까지 전체 가격대별로 경쟁력 있는 신모델을 선보여 성수기 판매 확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사업은 5G 상용화와 해외 LTE망 증설 지속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2분기 한국, 미국, 일본, 인도 등의 5G 인프라의 본격적인 확산과 LTE망 증설 수요 지속이 예상돼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