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핑 화웨이 회장 “노키아·에릭슨은 안전한가”

<선전(중국)=김태진 기자>“정보보안은 장비업체 만의 책임이 아니다. 미국의 네트워크는 안전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정보보안 이슈는 시스템적으로 공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중국 선전본사에서 만나 한국기자들에게 미국에서 제기한 백도어 보안 이슈에 대해 이같이 말하면서 “정보보안 이슈는 장비업체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 정부기관 등이 협력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비업체가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소유하는 것도 아니고 백도어가 없도록 제품을 만들어내고 이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장비업체는 3GPP와 같은 국제표준 기구가 제시한 검증 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통신사는 데이터 정보를 잘 관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궈핑 회장은 5G 기술이 복합하기 때문에 도청이 가능한 포트를 넣도록 코딩을 한다면 200만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이는 불가능하고 업계가 본인들의 맡은 영역에서 책임을 다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 “백도어 탑재한 적도 그러한 사실도 없다”

그는 백도어 이슈가 중국 기업이 5G 리더십을 갖고 가는데 대한 미국의 정치적 이유가 작용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5G가 단순히 4G의 전송속도를 업그레이드시킨 서비스가 아니라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4차 산업혁명 초석이 되는 기반 인프라이기 때문에 중국에 선도적 입지를 내주지 않으려 한다고 본 것이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역사적으로 백도어를 탑재한 이력도 없고 그러한 사실도 없다”며 “영국의 OB 리포트는 전 방위 측면에서 보안검증을 하는 것인데 화웨이가 악의적인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때문에 왜 미국이 그러는지 모르겠다”며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G 리더십을 가져가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여러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데 중국이란 나라가 (5G에서) 선두를 하고 있다는 것 때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궈핑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5G 리더십을 미국이 가져가기 위해 하는 행보라면 훌륭한 아이디어라고 보지만 다른 목적이 있다면 화웨이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다”며 “자유경쟁의 결과라면 고객에게 얼마나 가치를 제공했느냐에 따라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 등 누가 됐든 결과를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궈핑 회장은 “이 자리를 빌어서 강조하지만 화웨이는 백도어를 만들지도 않고 통신사의 정보를 소유하지 않는다”면서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가지기 위해 백도어와 같은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화웨이가 전 세계 170개 국가에 납품을 하고 있지만 어떤 국가에서든 이런 요청을 한다고 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백도어 이슈 정치 이슈라면 해결 어렵다”

궈핑 회장은 백도어 이슈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슈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술적인 이슈라면 충분히 검증 가능하고 화웨이가 가장 객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백도어 문제가 정치적 이슈라면 해결이 어려울 것이지만 기술적 문제라면 충분히 검증 가능하다”면서 “화웨이는 30년간 최고의 보안기록을 갖고 있고 악성코드로 시스템이 다운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전 세계에서 10여개의 통신장비가 다운된 적이 있었는데 화웨이 장비가 아니었고 화웨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화웨이 장비는 미국, 영국, 핀란드 등 전문 보안기구의 평가를 받았는데 12개 항목 중 9개에서 최고 수준의 득점을 획득했고 나머지 3개는 평균적인 점수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 “또 많은 사업자들이 정보보안에 대해 신뢰성이 있는가에 대한 문의를 하는데, 화웨이는 20억 달러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하고 있고 검증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답을 한다”며 “투자가 진행된 이후에 화웨이가 정보보안에 있어 벤치마킹의 표준이 될 것”으로 자신했다.

특히, 궈핑 회장은 이 같은 검증의 프로세스가 화웨이 뿐만 아니라 다른 장비업체들도 용감하게 참여하길 바란다면서, 지난해 한국정부가 주도해 통신사, 대학, 보안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5G보안 기술자문협의회’를 설립한 것을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는 앞으로도 5G 보안과 관련해 한국에 적극 협력할 계획이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한국이 5G에서 선도적 입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과 KT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양질의 제품을 납품할 것이고 이는 고객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 “올해 중국 포함해 5G 대규모 구축 이뤄질 것”

궈핑 회장은 지난해 통신장비 부문에서 0.7%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올해부터 세계적으로 5G망 구축이 대규모로 일어날 것이라며 두 자릿수 성장을 자신했다.

그는 “올해 5G망의 대규모 구축이 일어날 것이고 이것이 화웨이에 호재라고 보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화웨이가 기술적 우위에 있기 때문에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보고 있으며 또 올해는 중국에서 5G 장비 구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궈핑 회장은 “현재 5G를 제대로 서비스 할 수 있는 장비업체는 없고 밀리미터 웨이브에서는 더욱 그렇다”면서 “화웨이는 밀리미터 웨이브에서도 20Mbps의 스루풋이 가능하고 화웨이가 지닌 고객중심의 기업문화도 가치창출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기업문화란 첫 번째는 고객사에 납품하는 장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서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면 직원들이 추가 근무를 해서라도 응대를 한다는 것이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의 또 다른 기업문화로 투쟁의 정신이 있는데 이는 직원들이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정신을 갖고 있는 것”이라면서 “어떤 기업은 땅속의 자원을 갖고 돈을 버는 회사도 있지만 우리 회사는 자원 없이 직원 만의 노력으로 기업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는 현재 전 세계 40여개 통신사에 5G 장비를 납품하고 상용계약을 체결했다”며 “중국은 아직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올해 5G 주파수를 할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150억 달러 R&D 투자”

궈핑 순환회장이 화웨이의 기술력을 자신하는 데는 R&D에 대한 투자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화웨이는 매출의 10%가 넘는 150억 달러(약 17조원)를 R&D에 투자했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직원의 역량에 기대서 발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매출의 10% 이상을 R&D에 투자해야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며 “현재 캐리어, 엔터프라이즈, 컨슈머 3개 부문을 운영하고 있는데 더 확대할 방침은 없고 화웨이는 고객사가 최고의 네트워크를 어디에나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