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은행잎 추출물 치매예방 효과' 검증할 수 있다

KAIST 연구진 “참여형 임상연구 플랫폼 '코러스' 개발중…클라우드로 편의성과 안정성 확보”

컴퓨팅입력 :2019/04/19 15:21    수정: 2019/04/19 18:16

“은행잎 추출물이 포함된 건강기능 식품이 치매에 효과가 그다지 없다. 10년 가까이 존스홉킨스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이 참여한 추적 연구한 결과다. 이처럼 물질이 인체에 어떤 효능을 갖는지 연구해 결과를 얻고 검증하려면 많은 사람의 데이터가 모여야 한다. 우리 '코러스(CORUS)'가 이걸 돕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도헌 교수는 지난 17일 아마존웹서비스(AWS) 서울 서밋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이끄는 KAIST 바이오정보시스템 연구실(BISL)은 영양소, 효소의 효능이나 감각기관 자극의 반응을 빅데이터 기반 가상인체 모델로 파악하고 의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를 한다. 그 일환으로 코러스 개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코러스는 BISL 연구진과 같은 전문가들뿐아니라 일반인들이 기존 임상정보를 활용해, 일상 속에서 어떤 물질이나 기술의 효능·영향이 과장됐는지 여부를 실험하고 검증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일반인이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제공해, 당사자가 직접 연구를 시작하거나 다른 사람 연구에 참여하게 해준다.

이 교수는 "코러스는 일반인이 연구에 필요한 정보를 자발적으로 제공하고, 검증되지 않은 대상의 의학적 효능을 쉽게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라며 "많은 사람의 데이터를 모아 무엇이 실제 어떤 효능을 갖는지 결과를 발굴하고 검증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코러스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이도헌 지도교수와 박준석 연구원.

■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연구 플랫폼 ‘코러스’

코러스는 연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게 새로운 연구를 하고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면 클리니컬 트라이얼에 등록된 18만7천건의 임상연구를 토대로 최적화된 연구 방법을 찾아 준다.

BISL 박준석 연구원은 “만약 블루라이트 필터가 불면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싶다면 ‘블루라이트’와 ‘불면증’이라는 키워드만 입력하면 자동으로 어떻게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지 방법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코러스가 찾아 준 방법을 토대로 블루라이트 필터가 불면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10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필터로 인한 불면증 예방 효과를 느끼지 못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코러스 홈페이지.

연구진은 코러스 프로젝트의 후속 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코러스의 서비스에 이미 수집된 임상연구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고, 데이터 검증 단계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 편의성과 안정성 위해 AWS 선택

이 교수는 "이런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AWS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코러스 운영환경으로 AWS를 선택한 이유로 안정성을 꼽았다. 실시간으로 많은 이용자가 접속해야 하는 만큼 서버가 다운되는 등의 위험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실제로 2017년 겨울에 수도관 동파로 서버가 침수돼 연구가 모두 멈췄던 시기가 있었다. 그래서 당시에 신뢰도 유지하기 위해선 클라우드 서비스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러스에서 진행한 블루라이트 필터와 불면증의 상관관계 연구.

그래서 연구진은 적은 인력으로도 운용이 가능하고 보안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솔루션을 찾기 위해 개발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AWS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안정성, 효율성, 보안성, 생산성, 확장성 등 5가지를 고려했고 모든 부분에서 만족스럽다”고 AWS를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가장 좋은 것은 AWS가 자동으로 서버를 관리해주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신경을 덜 써도 되고 다양한 기능을 기반으로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며 “또한 AWS에서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주고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 "클라우드 컴퓨팅 활용 연구 늘어날 것"

코러스 연구진은 클라우드 컴푸팅 서비스가 과학 연구 분야에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한 연구 환경을 로컬 서버환경에서 구성하기 위해선 서버를 구입하고 분산처리 환경을 조성하는 등 많은 단계가 필요하지만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선 몇번의 클릭만으로 구성할 수 있는 등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AWS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부가 기능이 연구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박준석 연구원은 코러스와 별개로 진행하는 신약 후보 물질 연구 과정에서 대규모 가상 인체네트워크를 구성할 때 AWS의 그래프 데이터베이스인 넵튠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러스에서 진행한 블루라이트 필터와 불면증의 상관관계 연구.

이어서 그는 “뇌과학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정재승 박사 측에서도 AWS 등 클라우드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최근 우리 연구실에 방문한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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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WS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일부가 한국 리전에 없어서 버지니아 리전으로 옮겼다"면서 "템플릿을 옮기기 위해 작업이 일부 필요하므로 AWS에서 리전 간 마이그레이션을 보다 쉽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코러스에 새로운 기능을 이달 말쯤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사람들이 효능에 대해 스스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