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효율·안정성 다 잡았다

친환경 설계, 재해와 극한 상황 대비한 구조

컴퓨팅입력 :2019/04/19 08:01    수정: 2019/04/19 08:26

네이버가 18일 춘천에 위치한 데이터센터 '각'을 공개했다. 축구장 7배 크기인 5만4천229㎡의 부지 위에 세워진 각은 네이버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은 독자 건축물이다.

2013년 6월 설립된 데이터센터 각은 네이버가 20여 년간 서버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환경을 위해 전력 사용을 최소화하고 공간 효율을 높였을 뿐 아니라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극한 환경에 대비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센터 각은 직원이 근무하는 본관을 중심으로 서관, 북관, 남관 3개 건물이 모두 서버로 채워져 있어 총 10만여 대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다.

서관과 북관은 네이버 포털 등 네이버 자체 서비스에 쓰이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 설립된 남관은 네이버 클라우드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 환경친화적인 설계로 에너지 소모 최소화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은 친환경을 고려해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속초의 차가운 공기와 지하수를 이용해 서버실의 온도를 낮추는 구조인 AMU와 NAMU를 적용해 에어컨 사용을 최소화했다.

남관 서버룸에 적용된 'NAMU-Ⅱ'는 여러 단계의 필터를 통해 바람에 포함된 먼지를 제거하고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로 서버를 관리할 수 있는 구조로 이뤄졌다.

다만 기온과 습도가 높아 바람으로 온도조절이 어려운 여름철에는 제한적으로 심야전기를 이용해 에어컨을 작동한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데이터 센터각의 에어컨 가동률은 1년에 30일을 채 넘기지 않는다.

남관에 설치된 냉각 시스템 NAMU-Ⅱ

반대로 기온이 너무 낮은 겨울철에는 서버가 배출하는 열기와 바람을 혼합해 적절한 온도로 맞추는 장치가 작동한다.

또한 서버에서 나오는 폐열은 난방 및 눈이 많이 내리는 강원도의 날씨를 고려해 설치된 진입로에도 쓰인다.

데이터센터 각은 에너지절약 노력을 인정받아 2016년 국제적인 친환경건물인증제도인 LEED(v2009)에서 데이터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데이터센터 각은 자동화가 이뤄져 있어 건물 내에 설치된 3만여개 센서를 바탕으로 모든 온도 감지 및 조절 단계가 자동으로 이뤄진다.

서버실에서 나오는 폐열을 활용하는 온실.

■ 극한 환경에 대비한 구조로 안정성 강화

네이버는 이용자의 개인정보 등 중요한 정보를 보존하는 데이터 센터의 특성에 맞춰 어떤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진도 6.5 이상 지진뿐 아니라 홍수, 태풍, 화재 등 천재지변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각을 설계했다.

비상 시 외부로부터 전력 공급이 단절될 경우 '다이나믹 UPS'를 통해 2~3초 이내로 자동으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또한 최대 72시간까지 자체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내부 발전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쟁 등 만일의 사태로 인해 내부 데이터가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 백업 서버도 마련했다.

데이터센터 각의 서버실 모습.

■ 해인사 장경각을 본뜬 디자인

데이터센터 각은 고려 시대 팔만대장경을 보관한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을 본따 만들어졌다. 네이버 관계자에 따르면 기록과 보관을 소명으로 여긴 장경각의 정신을 본받기 위함이다.

햇빛을 가리고 바람을 유입을 높이기 위해 각 건물의 벽면에 설치된 알루미늄 소재의 루버는 해인사에서 따온 5가지 색을 바탕으로 목조형태의 건물처럼 디자인됐다.

또한 서버실 내에 바람이 이동하는 창살 역시 해인사 장경각의 격자무늬를 도입했다

관련기사

합천 해인사의 장경각을 본따 만들어진 건물 외곽.

네이버 관계자는 “해인사 장경각이 남긴 현재 기록을 보존하고 전하는 역사적 소명을 계승하자는 의미에서 이러한 디자인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데이터센터 각에 남관이 완공되면서 클라우드 서비스 사용자를 위한 독립된 네트워크 환경을 갖추고 안전함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보안 인증도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중 가장 많이 획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클라우드 사업자로 자리 잡으려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