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퀄컴 전격 화해…'2년 소송' 일괄 취하

6년 라이선스 계약 재개…아이폰에 퀄컴 칩 사용

홈&모바일입력 :2019/04/17 07:32    수정: 2019/04/17 09:0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애플과 퀄컴이 모뎀 칩 로열티 분쟁을 전격 마무리했다. 소송 시작과 동시에 화해로 분쟁을 끝냈다.

모바일 칩셋 로열티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애플과 퀄컴이 16일(이하 현지시간) 화해로 소송을 끝내기로 했다고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두 회사는 15일부터 샌디에이고에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지역법원에서 소송을 시작했다. 소송 첫날 두 회사는 배심원 선정 작업 등을 진행했다.

애플과 퀄컴이 특허소송이 벌어지고 있는 캘리포니아 지역법원 샌디에이고 지원. (사진=씨넷)

하지만 본격적인 공판이 예정돼 있던 이날 화해 사실을 전격 발표하면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번 소송은 2017년 1월 애플이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퀄컴이 표준특허 라이선스 관행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는 게 애플의 제소 이유였다.

그러자 퀄컴도 한 달 뒤인 4월 계약 위반 혐의로 맞제소했다. 퀄컴이 제소하자 애플은 곧바로 로열티 지불을 중단했다. 그러자 퀄컴은 그해 5월엔 아이폰 외주생산업체들도 제소했다.

■ '6년 계약 후 2년 연장 옵션'이 골자…애플, 일시불 로열티 지급

이번 소송에서 애플은 퀄컴의 필수표준특허 라이선싱 관행을 문제 삼았다. 일부 기술 특허를 라이선스하면서 스마트폰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특허료를 징수하는 관행도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이런 주장을 근거로 270억 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퀄컴은 애플이 계약을 위반했다고 맞섰다. 폭스콘을 비롯한 외주 생산업체들에게 퀄컴에 지불할 특허 라이선스 비용을 주지 말라고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또 퀄컴과 계약 기간 중 취득한 영업 비밀을 라이벌인 인텔 측에 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퀄컴 역시 150억 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두 회사는 정면 대결 대신 법정 밖 화해를 택했다. 화해와 함께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모든 소송을 함께 취하하기로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씨넷)

이번 합의로 두 회사는 6년 간 라이선스 계약을 맺기로 했다. 계약 종료 후에는 양측 모두 ‘2년 연장’ 옵션을 갖게 된다.

또 애플은 퀄컴에 일시불로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급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두 회사의 이번 합의는 4월1일로 소급 적용된다.

애플과 퀄컴은 2011년 아이폰4 출시 때부터 2016년까지 모뎀 칩 공급 계약을 유지했다. 하지만 애플 측이 2017년 계약 위반 등을 이유로 퀄컴을 제소하면서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분쟁 여파로 애플은 2018년 출시한 아이폰 모델에는 인텔 칩을 사용했다.

■ 퀄컴 주가 20% 이상 상승…"주당 2달러 추가수익 기대"

이번 소송은 스마트폰 특허 라이선스 지불 방식 등도 다룰 예정이어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소송 결과에 따라선 퀄컴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었다.

퀄컴이 이번 합의의 승자로 꼽히는 건 이런 사정 때문이다. 퀄컴 측은 애플과 합의로 주당 2달러 가량의 추가 수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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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전망은 증시에도 곧바로 반영됐다. 소송 취하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퀄컴 주가는 20% 이상 상승했다. 퀄컴은 시가총액 145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애플 주가는 1% 내외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인텔 주가는 급락해 대조를 이뤘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