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JDI, 中 자본 수혈해 LGD와 중소형 OLED 경쟁

중국에 OLED 공장 설립 계획…애플 대상 경쟁 치열할 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04/16 07:48    수정: 2019/04/16 07:48

일본 최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중국-대만 컨소시엄의 지원을 받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 강화에 나선다. JDI는 애플의 애플워치와 아이폰용 OLED를 우선 공략 대상으로 꼽으면서 LG디스플레이와의 경쟁을 예고했다.

15일 디스플레이업계에 따르면 JDI는 지난 12일(일본 현지시간) 중국 투자사 하베스트그룹과 대만 패널 제조사 TPK홀딩스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Suwa Investment Holdings LLC(Suwa)’으로부터 800억엔(약 8천106억원)의 구제자금을 지원받는 데 동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대표 디스플레이기업인 JDI는 중화권으로 넘어가게 됐다. JDI는 제3자 배정 증자를 통해 지분의 49.8%를 Suwa 컨소시엄에 넘길 계획이다. 그동안 JDI의 최대주주였던 일본 정부 산하 관민펀드인 INCJ의 지분율은 25.3%에서 12.7%로 낮아질 전망이다.

일본 이시카와 현에 위치한 JDI LCD 패널 공장.(사진=JDI)

Suwa 컨소시엄이 JDI에 약속한 구제자금 규모는 총 2천320억엔(약 2조3천522억원)이다. JDI는 구제자금을 활용해 OLED 사업을 강화, LCD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쇄신할 계획이다. JDI가 체질 개선을 통해 우선 공략 대상으로 꼽은 곳인 애플이다.

츠키자키 요시유키 JDI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Suwa 컨소시엄 구성원인 하베스트 테크는 지난 12일 중국에 OLED 공장 설립과 애플의 하이엔드 아이폰에 들어갈 OLED 패널 생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영국 통신사 로이터에 따르면 JDI는 애플의 스마트워치인 애플워치의 OLED 공급 계약 체결에도 성공했다. 올 하반기부터 OLED 공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JDI 움직임에 국내 디스플레이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서로 다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중소형 OLED 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직접적인 수혜나 타격이 예상되지 않지만 LG디스플레이는 다르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형 플렉시블 OLED 시장의 92.5%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차지했다. 나머지 10%가 채 안 되는 비율을 LG디스플레이와 중국기업들이 나눠가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와 애플, 화웨이, 샤오미 등에 OLED 패널을 공급 중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이 낮고 애플과 화웨이는 LG디스플레이 외의 삼성디스플레이, BOE 등을 주요 공급사로 두는 상황에서 애플워치는 LG디스플레이의 중요한 중소형 OLED 공급처다. 애플워치는 스마트워치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선두 브랜드며 OLED 패널의 70% 가량을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워치에 힘입어 지난해 스마트워치용 능동형(AM)-OLED 디스플레이시장의 45.8%를 차지(IHS 마킷 기준), 업계 1위에 올랐다.

JDI가 Suwa 컨소시엄의 구제자금을 발판 삼아 애플워치 OLED 공급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선다면 LG디스플레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는 것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애플의 서브 아이템인 애플워치에서 (JDI와) 경쟁이 예상되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중소형 OLED 세컨드 티어(2차 공급사) 시장에서 일본(JDI)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JDI는 LG디스플레이에 있어 중장기적으로 아이폰 OLED 패널 공급 경쟁사도 될 수 있다. 츠키자키 사장은 중국에 OLED 공장을 건설한다면 1년 반에서 2년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내 중국 OLED 공장 건설이 확정된다면 JDI는 오는 2021년부터 잠재적인 아이폰 OLED 패널 공급사로 떠오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아이폰의 OLED 2차 공급사로 선정되기 위해 BOE와 경쟁 중이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수율이 50% 이하에 머물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BOE가 내년 50%대 수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JDI까지 경쟁사 대열에 들어온다면 경쟁은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투자를 서둘러야 할 압박 요인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의 현재 중소형 OLED 생산 능력은 월 3만장이며 구미 E5 공장과 파주 E6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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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스트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올 하반기부터 파주 E6 생산라인에 투자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 3분기 투자로 중소형 OLED의 월 생산량이 1만5천장 추가되고 오는 2020년 3분기 다시 1만5천장이 추가돼 총 6만장 이상 생산이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LG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투자는 그 규모와 시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라며 “올 하반기 신규 아이폰 출시에 맞춰 추가 1만5천장의 투자가 집행될 것”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