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달의민족, ‘실외 배달로봇’ 잠실서 테스트

日 ZMP 로봇 사용..."이르면 연내 시범 서비스"

인터넷입력 :2019/04/13 14:30    수정: 2019/04/15 15:30

‘배달의민족’ 회사인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이 서울의 한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자율주행 배달로봇의 시범 운영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레이크팰리스에서 배달로봇의 실외 자율주행 시범 운영을 실시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12일 오후 현장을 찾아 실제 음식 배달을 하고 있는 자율주행 배달로봇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담았다.

배달의민족은 아파트 정문 입구 한편에 ‘배달의민족 배달로봇 정류장 안내센터’라는 이름으로 임시 부스를 꾸렸다. 여기에는 10여 명의 자율주행 배달로봇 제작사와 배달의민족 로보틱스 관계자 등이 상주하고 있었다.

배달의민족이 시범운영한 자율주행 배달로봇.
레이크팰리스에 설치된 배달 로봇 정류장

현장에 도착했을 때 배달의민족은 사전에 아파트 주민의 동의를 얻은 뒤 주문 받은 치킨을 자율주행 배달로봇으로 가져다주는 실험을 진행했다. 관계자가 배달로봇에 음식을 넣고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아파트 현관까지 나온 주문자가 스마트폰에 나온 QR코드를 배달로봇이 인식하도록 보여주자 음식을 넣은 문이 열렸다. 배달 주문을 성공한 배달로봇은 몇 차례 더 목적지로 설정한 아파트를 들른 뒤 본부로 무사히 돌아왔다.

■ 자율주행로봇 실외 배달 사업 타당성 확인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이번 시범 운영의 주 목적은 자율주행로봇의 실외 배달 서비스에 대한 사업 타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또 대규모 아파트 단지나 대학 캠퍼스와 같은 야외 환경에서 자율주행 및 원격 관제 등에 필요한 요건도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 로봇 서비스 환경과 상황별 요구 사항을 분석하기 위한 시나리오도 수립, 점검했다.

이번에 점검한 주행 시나리오는 로봇이 대기지점(출발지) 또는 별도지점(경유지)에서 음식을 픽업한 후, 아파트 건물 1층 현관 앞(목적지)까지 배송 임무를 수행한 후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배달음식을 로봇에 넣는 장면.
음식을 넣을 수 있는 칸은 총 4개로 구성돼 있다.

일반 보행로부터 차량진입 방지봉, 과속방지턱, 곡선로, 횡단보도, 고정식 장애물과 이동식 장애물 등 다수의 거주자와 차량이 이동하는 아파트 단지 내의 다양한 환경을 고려해 주간과 야간, 평일과 주말, 우천 시 등으로 나눠 테스트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배달의민족 연구원은 "보행자와 마주치면 일시 정지했다 피해 간다든지, 최적 경로로 가다가 장애물에 가로막히면 차선의 대안로를 탐색해 우회한다든지 등 여러 특별한 상황에서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주행할 수 있는 서비스 요건을 도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 일본 로봇 개발사 ZMP ‘캐리로’ 사용

아파트 인도를 달리고 있는 자율주행 배달로봇.

이번 시범 운영에는 일본의 로봇 개발사 ZMP가 만든 ‘캐리로’(Carriro)가 사용됐다. 캐리로는 빠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양산 판매를 목표로 개발 중인 로봇이다. 폭 65cm, 길이 96cm, 높이 109cm 규격으로, 최대 속도는 전동 휠체어와 비슷한 시속 6km 정도다.

배달의민족은 배달 로봇의 기본 속도를 4.5km/h, 최적의 안전 속도는 3km/h로 보고 국내 적정 속도를 분석했다. 이번 시범 운영에서는 통신망은 4G 와이파이를 이용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7년 하반기부터 고려대 연구팀과 함께 만든 '딜리'(Dilly)로 작년 천안의 한 푸드코트에서의 첫 실내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여름에는 피자헛과 실내 서빙 로봇을 테스트했다. 이번 아파트단지 내 시범 운행은 본격적인 실외 환경으로 나아가는 의미가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라이더 입장에서도아파트 단지나 주상복합 건물 안 엘리베이터로 고층 의 고객집 현관 앞까지 배달하는 것에 부담이 크다"며 "마지막 과정을 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면 라이더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빠르면 연내 배달로봇 시범 서비스 시작”

배달의민족은 이번 아파트 단지에서의 시범 운행으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연구개발을 거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빠르면 연내 여러 아파트 단지에서 실제 고객이 음식을 주문했을 때 배달원을 도와 배달 로봇이 함께 일하는 방식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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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은 고층 건물 내 배달 로봇의 '층간 이동'과 관련해서도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초 현대무벡스와 맺은 업무협약(MOU)을 바탕으로 연내 시범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서울 거주자 중 절반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국내외 로봇 기업,대학 연구기관 등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배달 로봇의 상용화를 앞당기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자체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에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 많기 때문에 이들 제품을 도입하는 방안도 포함해 다양한 접근을 두루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