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3일 데이터 처리와 이동, 저장 등 3가지 영역에 특화된 프로세서와 저장장치, Soc 등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오는 2022년까지 약 220조원 규모로 성장할 데이터 중심 비즈니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의도다.
인텔이 공개한 신제품은 AI 연산 가속에 특화된 제온 스케일러블 2세대 프로세서, 대용량 메모리 구성을 돕는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 등 데이터센터를 위한 제품과 기지국·자율주행차 등 데이터가 생성되는 엣지 디바이스 처리 성능을 가속하는 제온 D-1600 등 6개 카테고리로 나눠진다.
■ AI 연산 가속 기능 갖춘 제온 스케일러블 2세대
이날 인텔이 공개한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는 2017년 7월 공개된 첫 제품의 뒤를 잇는 2세대 제품이다. 프로세서 하나당 최대 56개 코어를 탑재 가능하며 프로세서가 장착되는 소켓도 최대 8개까지 자유롭게 구성 가능하다.
가장 큰 특징은 AI(인공지능) 추론 최적화 기능과 옵테인 DC 메모리 지원 기능을 추가했다는 것이다. AVX-512 명령어와 함께 총 3단계로 진행되던 딥러닝 연산을 한 단계로 단축했다. 이를 통해 이전 세대 제품에 비해 최대 14배 이상의 성능 향상을 달성했다.
최상위 제품인 제온 플래티넘 9200 프로세서는 56코어, 112스레드로 작동하며 메모리 채널은 12개다. 두 프로세서를 하나의 패키지 위에 올린 3차원 구조로 제조됐다. 단 프로세서가 메인보드에 BGA 방식으로 장착되기 때문에 OEM을 통해서만 공급된다.
스펙터·멜트다운 등 2018년부터 이슈가 되었던 보안 문제도 내부 아키텍처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됐다. 제온 플래티넘 9200 프로세서 이외에 제온 골드(6200·5200), 제온 실버(4200), 제온 브론즈(3200) 등 50개 이상의 프로세서가 출시될 예정이다.
■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로 TB급 메모리 구성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는 속도가 빠르지만 가격이 비싸고 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D램을 보완하기 위한 새로운 저장장치다. 메모리 슬롯 8개를 모두 채우면 최대 36TB까지 메모리를 쓸 수 있다.
이는 SAP 하나 등 인메모리 DB 처리량과 가상머신(VM) 갯수 확장으로 이어진다. 총 91억 개의 레코드로 구성된 데이터베이스를 메모리에 통째로 올리는 것은 물론 가상머신 갯수도 8배 이상으로 확장 가능해진다.
단 옵테인 DC 퍼시스턴트 메모리만으로 모든 메모리 슬롯을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캐시 역할을 하는 D램 모듈이 최소한 하나 이상 필요하다.
함께 공개된 옵테인 DC SSD D4800X는 옵테인 메모리 기반 SSD로 레이턴시를 기존 플래시 메모리 대비 1/9 수준까지 낮추고 24×7×365 수준의 가용성을 확보했다. QLC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적용한 D5-P4326은 1U 수준에서 수 PB를 저장 가능해 기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대체할 수 있다.
■ 제온 D-1600, 라우터·기지국 등 엣지 연산 가속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와 옵테인 DC 메모리가 데이터센터 단의 처리 속도와 용량을 끌어올렸다면 인텔 이더넷 800 시리즈와 제온 D-1600, 애질렉스는 5G 기지국과 자율주행차 등 데이터가 생성되는 말단(엣지)의 처리 속도를 끌어올렸다.
제온 D-1600은 스토리지나 라우터, 방화벽, 기지국 등 용도에 최적화됐고 최대 8코어, 128GB 메모리를 지원한다. 기가비트 이더넷이나 암호화 가속 기능 등에 따라 총 8개 모델이 출시된다.
인텔 애질렉스는 알테라 인수 후 이 기술력을 활용해 첫 인텔 브랜드로 나오는 SoC 제품이다. 프로세서와 통신 등 각종 IP를 결합 가능하며 FPGA의 이점을 살려 필요에 따라 쉽고 빠르게 각종 기능을 추가·수정할 수 있다. 10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다.
애질렉스는 인텔이 가지고 있었던 FPGA 라인업인 스트래틱스와 별도 라인업을 통해 출시된다. 또 각종 IP가 담긴 반도체는 인텔이 지난해 말 공개한 적층 반도체 기술인 포베로스(FOVEROS)가 아닌 EMIB를 이용해 연결된다.
■ 인텔 "향후 900조원 가량 비즈니스 기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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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속과 보안을 강화한 제온 스케일러블 2세대 제품은 정체되어 있던 주요 인터넷 업체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하반기 D램 수요도 일정 부분 회복될 전망이다.
인텔코리아 나승주 상무는 3일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인용해 "서버 한 대가 교체되면 성능 향상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약 1억원이다. 대부분의 서버는 5년 단위로 교체되며 지난 2014년 경 900만 대 정도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900조원에 달하는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