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 과기 후보자, 자녀 특혜·연구비 유용 지적 온종일 '진땀'

與 정책·野 도덕성 검증 집중…조동호 "송구하다"

방송/통신입력 :2019/03/27 19:20    수정: 2019/03/28 06:35

국회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쏟아 냈다. 여당은 정책에, 야당은 도덕성에 초점을 맞춰 날 선 질의를 이어갔다.

특히 야당은 “조동호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7대 검증 기준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 인물”이라며 “자진사퇴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동호 후보자는 “송구하다, 그렇지 않다, 영향력을 행사한 바 없다”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7일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지명된 조동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장관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조동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이날 조동호 후보자를 관통한 지적은 장·차남 두 자녀를 둘러싼 의혹이다. 자녀를 둘러싼 의혹은 연구개발비를 부당하게 사용한 것이 아니냐는 또 다른 의혹으로도 번졌다.

포문은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열었다. 최연혜 의원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조 후보자가 해외 출장에 나선 지역을 확인한 결과, 장·차남이 유학 중인 지역과 일치했다”며 “세미나 참석 등 출장을 이유로 연구개발비를 사용해 출국했고, 부인과 함께 자녀의 졸업·입학식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가 적을 두고 있는 카이스트에 확인한 결과, 후보자가 제출한 출장 명세서에 기재된 세미나·행사 등 일정과 실제 일정이 일치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존재하지 않는 일정을 부풀려 자녀가 유학 중인 지역을 방문했다는 의혹이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행사에 참여했다고 기재한 정전기방전협회 심포지엄 날짜와 실제 심포지엄이 개최된 날짜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며 “(조 후보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오토쇼에도 참석했다고 명세서를 제출했지만, 확인해본 결과 해당 기간 오토쇼는 개최된 사실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출장 중 자녀를 방문한 것은 맞지만, 허위로 출장을 떠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조 후보자는 “기억을 더듬어보니 자녀의 입학식과 졸업식에 방문한 것은 맞다”며 “다만 출정 내역서를 허위로 작성한 적은 없고, 대부분의 출장이 미국 동부와 서부에 집중된 탓에 인근에 유학 중인 자녀를 만나러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자녀 호화 유학 의혹엔 “송구하다”…병역 특혜 의혹엔 “영향 미친 적 없다”

조 후보자는 유학 중인 두 자녀에게 연간 1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송금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유학하는 기간이 겹치다 보니 금액이 높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자녀가 유학 중 포르쉐 벤츠 등 고급 승용차를 구매했다는 지적에는 “송구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자녀가 유학을 시작한 2011부터 7년 동안 7억에 가까운 금액을 송금했다”며 “유학 기간 자녀들은 포르쉐를 타고 호화아파트에 거주하는 등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생활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자녀 유학 자금은 국내법상 문제가 없는 선에서 송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자녀의 유학을 지원하는 데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물의를 빚게 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현장.

자녀의 병역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의혹의 근거는 조 후보자가 국방부 자문위원을 맡은 기간과 장·차남의 군 생활 기간이 겹쳐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 후보자는 2009년 7월부터 2015년 6월까지 국방부 자문위원을 맡았다. 장남은 2009년 5월에 입대했고, 차남은 2015년 11월 전역했다.

박성중 의원은 “장남은 공군 중 1명만 선발되는 한미연합사령부의 통신병으로 근무했고, 차남은 평균보다 28일가량 많은 98일의 휴가를 받았다”며 “장남이 군에 입대한 후 자문위원을 맡았고, 차남의 군 전역이 가까워지자 그만둔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자녀의 군 생활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조 후보자는 “국방부 자문위원은 온라인으로 수행하면 연간 1, 2회가량 서면으로 응한 것이 전부”라며 “장남과 차남의 군대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다”고 단언했다.

■ 5G 상용화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미세먼지 문제 해결에도 집중

조 후보자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 집중 질의했던 야당과 달리, 여당은 조 후보자가 과기정통부 장관으로서 펼쳐나갈 정책 방향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맞춰 과기정통부가 추진할 전략에 관해 물었다. 조 후보자는 “과기정통부의 5G 주요 전략은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융합 신산업과 서비스,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다른 영역의 산업 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것”이라며 “새로운 5G 콘텐츠와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규제를 혁파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운영하면 헬스케어·교통·의료·교육 등 산업에서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계 통신비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은 “국민들이 5G 상용화에 따라 통신비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 후보자는 ”5G 상용화 이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때 보편요금제 정책을 같이 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중저가 요금제를 같이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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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일자리에 대한 비전도 내놨다. 사회문제로 발전한 미세먼지 대책과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문제에 대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조 후보자는 “미세먼지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원인을 알면 솔루션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신기술로 신산업을 육성하면 생태계를 확보할 수 있고,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견·중소 기업도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태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단말이나 시스템 업체 등이 발전하면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