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두고 혁신성장을 책임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새로운 수장으로 내정된 만큼, 조동호 장관 후보자의 향후 행보에도 안팎의 기대가 쏠린다. 특히 과기정통부가 안고 있는 당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세계최초 5G 상용화’다. 과기정통부는 올 3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목표로 공을 들여왔다. 5G 주파수 경매 및 필수 설비 공동 활용을 추진하며 5G 네트워크 조기 구축에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역할을 했던 것도 과기정통부였다.
그러나 당초 3월 말 5G 상용화를 이루어내겠다는 목표에 제동이 걸렸다. 본격적인 5G 상용화에 필수인 5G 스마트폰 출시 시점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과기정통부 업무계획 발표에서 전성배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은 “5G 상용화를 위해선 망 구축과 단말기, 서비스가 있어야 하는데, 휴대전화 단말기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며 “품질이 확보된 5G 단말기가 출시돼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3월 말까지 완성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통해 글로벌 5G 시장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선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5G 장비 및 솔루션 등 관련 산업의 글로벌 진출을 독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5G 상용화 시점이 예상을 빗나가면서 과기정통부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가 무리하게 5G 상용화를 주도하면서 생긴 ‘예상된 결과’라는 지적은 과기정통부의 고민을 한층 깊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과기정통부를 이끌게 된 조 후보자가 5G 상용화에 대해 어떤 입장과 청사진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가계통신비 인하·과학기술 분야 혁신도 과제
5G 상용화를 계기로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통신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도 조 후보자의 숙제 중 하나다.
5G가 본격 상용화될 경우 일반 이용자들의 요금은 한층 비싸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 사업자는 초기 망 구축 비용과 대용량 데이터 사용에 따른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일반 이용자는 여전히 통신비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5G 요금제가 대용량 데이터를 제공하는 상품밖에 없다는 이유로 인가신청을 반려, 합리적인 수준의 5G 요금제를 고민하고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적절한 수준의 5G 요금을 찾는 것 역시 조 후보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그동안 뾰족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을 받는 ‘R&D 혁신’도 중요 과제다. 과기정통부는 기술 혁신에 속도를 더하기 위해 ▲과학기술혁신본부 ▲통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등을 출범시키며, 범부처 협의체를 통한 기술 혁신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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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체감되는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는 것이 일선 현장의 목소리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올해 업무 보고를 통해 “현 정부 출범 이후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혁신체계’를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며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국가 R&D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을 넘겨받은 조 후보자가 어떻게 과학기술 분야 혁신을 추진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유도할 대처 방안을 내놓을지 기대가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