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분야 1위 기업끼리 피를 섞었다. 한글과컴퓨터와 중국의 아이플라이텍이 50대 50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
두 회사가 음성인식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힘을 합해 AI 분야 세계적인 강자들인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 등과 경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그룹 회장은 13일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AI는 미래 굉장히 중요한 사업이고 모든 사회 분야에 폭넓게 적용될 것"이라며 "이런 사업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공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중국 법인과 한국 법인의 공유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에 이어 떠오르는 신흥 강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 AI 특허에서 중국의 비중은 37%를 차지한다. 미국은 24.8%, 일본은 13.1%, 한국은 8.9%다.
세계 AI 기업의 중국 비중 역시 20.8%에 달한다. 오순영 아큐플라이에이아이 대표는 "중국의 AI 분야 인재는 한국의 7배"라며 "그만큼 AI 분야에서 중국이 강세"라고 말했다.
아이플라이텍은 중국 정부가 선정한 4대 AI 기업이다. 자율주행 분야의 강자는 바이두, 스마트시티는 알리바바, 의료는 텐센트라면 음성플랫폼 대표 기업은 아이플라이텍인 셈이다.
우샤오루 아이플라이텍 총재는 "한국에는 아이플라이텍이 잘 안 알려졌을지도 모르지만 아이플라이텍은 지난 14년동안 1위 기술력을 유지해왔다"며 "기계번역이나 자연어 이해 등의 분야에서도 아이플라이텍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서 이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기술이 한글과컴퓨터그룹과 아이플라이텍이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양사는 각자가 가진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AI 기반의 음성인식 강자로는 구글, 한글과컴퓨터, 아이플라이텍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어를 다국어로 통번역하는 데 있어서는 한글과컴퓨터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중국어 쪽은 아이플라이텍이 최고라고 생각해 협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자국어와 다국어의 경계를 없애고 보다 빨리 상용화에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한글과컴퓨터그룹은 아이플라이텍과의 기술력을 가지고 충분히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합작법인을 세우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글과컴퓨터그룹과 아이플라이텍의 합작법인 아큐플라이에이아이는 한국에 위치할 계획이다. 소재는 경기도 성남시 한컴타워다. 한글과컴퓨터 측에서 오순영 CTO, 아이플라이텍 측에서 쟝우쒸가 공동대표를 맡았다. 지분 역시 50대 50으로 동일하다.
아큐플라이에이아이는 언어장벽 없는 소통 지원을 위해 통번역 서비스를 출시하는 한편, 핀테크·에듀테크·헬스케어·스마트시티까지 AI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오는 5월 AI 솔루션 '지니비즈'와 휴대용 통번역기 '지니톡 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니비즈에는 회의록 속기기능과 강의기능이 있어 QR코드를 통해 회의록을 공유하고 동시통역할 수 있다. 내부에는 한컴오피스가 탑재돼 있어 문서 활용도를 넓힐 수도 있다.
지니비즈를 사용하면 말할 때마다 실시간으로 텍스트가 만들어지고 4개 언어로 번역된다. 교육, 금융, 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외국인과 자유롭게 지니비즈를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지니톡 고는 7개 언어에 대한 통번역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4개 언어 통번역이 가능하다. 표지판과 메뉴판 등 이미지 번역도 가능하고, 무선 핫스팟 기능 또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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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순영 아큐플라이에이아이 대표는 "지니톡 고의 강점은 오프라인에서도 동작한다는 것으로,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에서도 수요가 많다"며 "통역기는 필요할 때만 쓰는 물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스피킹학습 기능을 넣어 매일 쓸 수 있는 용도로 활용 가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창기에는 지니비즈와 지니톡 고에 집중하고 금년에 이어 내년에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성과를 내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