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게임시장에서 게임사의 과도한 수익모델(이하 BM)에 대한 이용자의 반발심이 드러나고 있다. 과거에는 이용자 여론과는 무관하게 BM을 만들었던 게임사들도 비판 여론이 커짐에 따라 조금씩 수위를 조절하며 이용자들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다.
최근 대전격투게임 데드오어얼라이브6를 출시한 일본의 게임 개발사 코에이테크모는 이런 논란의 가장 앞에 선 게임사다.
코에이테크모의 데드오어얼라이브6는 홀드 시스템에 기반한 심리전 기반의 대전과 매력적인 캐릭터 두 가지 요소로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게임이다. 이번에 출시된 데드오어얼라이브6 역시 기존 시리즈 못지 않은 깊이 있는 대전 시스템을 완성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인기의 다른 한 축인 캐릭터 요소에 대해서는 강력한 비판이 이어졌다. 캐릭터 복장을 얻기 위해서는 사실상 DLC를 구매해야 하는 형태로 수익모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데드오어얼라이브6에서 캐릭터 복장을 얻는 방식은 게임 플레이 후 얻을 수 있는 설계도를 모아서 해금하는 것이다. 문제는 주어지는 설계도가 완전히 무작위로 주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의 복장을 해금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30시간을 넘게 플레이해도 원하는 캐릭터의 기본 복장도 얻지 못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자 이용자들은 “캐릭터 복장 패키지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수작”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PC 버전의 경우 스팀의 이용자 평가가 크게 하락했고,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는 데드오어얼라이브6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졌다. 이에 코에이테크모는 이용자 여론을 의식해 랭크 매치 이외의 싱글 콘텐츠로도 설계도를 획득할 수 있게 하고, 획득량도 100배로 늘리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지난 몇 년 간 과도한 DLC 정책으로 지적받았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했던 코에이테크모가 반응했다는 것은 그간 이용자들의 불만이 얼마나 많이 누적됐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일본에서는 DLC 구매를 유도하는 BM에 대한 반발이 커졌다면, 서구권 게임 시장에서는 랜덤박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특히 마니아 장르로 구분되는 스포츠 장르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타 장르의 경우 캐릭터의 외형을 변경하거나 꾸미는 게임 내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아이템이 랜덤박스로 주로 판매되지만 스포츠게임에서는 선수가 주로 판매된다.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승패가 확연하게 갈리는 스포츠 게임의 특성을 감안하면 랜덤박스는 그 자체로 밸런스를 파괴하는 요인인 셈이다.
스포츠 장르 외의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돈을 주고도 원하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없는 랜덤박스를 도박에 비유할 정도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미국 ESRB는 랜덤박스는 사행성과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미국 내에서 랜덤박스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나빠짐에 따라 미국 하원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정치권을 움직일 정도로 게임사 BM에 대한 이용자 불신이 커졌다는 의미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노리는 국내 게임사들은 미국과 일본에서 감지되는 이러한 기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게임사의 BM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으며, 각 지역마다 BM에 대한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게임 중 한국형 BM을 그대로 적용한 게임 대부분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 했다는 점도 게임사들이 고려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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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게임을 개발 중인 한 개발사 관계자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 역시 일반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나라마다 다른 소비 패턴을 보인다. 나라마다 다른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듯이 BM도 다르게 고려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이용자들은 ‘페이투윈’에 뚜렷한 거부감을 드러낸다. 때문에 랜덤박스를 도입하더라도 게임의 결과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을 포함해서는 안 된다. 반면 일본 이용자들은 랜덤박스에는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적지만 콘텐츠를 쪼개서 판매하는 전략은 선호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