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중국 충칭에 20GWh 규모 배터리 공장 신설

1조6천788억원 투자...2020년 완공 목표

디지털경제입력 :2019/03/05 19:10    수정: 2019/03/06 08:06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 BYD가 중국 충칭에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신규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섰다.

5일 국내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말 중국 남서부 충칭시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공사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BYD는 지난달 말 중국 남서부 충칭시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공사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사진=BYD)

기가팩토리(gigafactory)는 기가(10억)급 규모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뜻한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 2014년부터 오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네바다주에 짓고 있는 공장에 처음 붙여졌다.

BYD는 충칭시 기가팩토리에 100억 위안(약 1조6천788억원)을 투자해 연간 20기가와트시(GWh) 배터리 생산 기지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라인 8개가 공장에 들어가며, 완공 시기는 2020년이다.

충칭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BYD가 중국에 출시하는 전기차와 대형 트럭, 지게차, 전기버스 등에 탑재될 예정이다.

충칭 기가팩토리가 완공되면 중국은 물론 세계에서 손꼽히는 거대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될 전망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배터리 공장은 미국 네바다주에 위치한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다. 해당 공장은 연간 35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BYD의 신규 배터리 공장투자와 관련해 BYD가 자국 배터리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 2021년이면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기업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이 종료되는 가운데 BYD의 중국 영향력이 커질수록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BYD는 이미 지난해 6월부터 중국 서부 칭하이성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가동도 시작한 상황이다. BYD의 첫 번째 기가팩토리인 칭하이성 공장은 현재 7개 생산 라인을 갖췄으며 생산 능력은 연간 10GWh에 달한다. 이 공장은 올해 생산 능력이 연간 24GWh로 늘어날 전망으로, 2020년이면 총 6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측된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BYD와 CATL 같은 거대 중국 배터리기업들이 중국에서 배터리 생산 능력을 계속 키우고 있다. (중국 사업 강화를 원하는) 국내 기업들 입장에선 상당히 위협적”이라며 “중국기업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시장인 자국만 잡아도 물량 경쟁에서 (국내사들은) 이길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인 BYD는 자사 전기차에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에 출시하면서 온갖 데이터와 경험치를 쌓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배터리 성능과 기술을 시험하며 기술력을 높일 수 있다. 국내사들보다 훨씬 유리한 성장 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사진=SNE리서치)

최근 배터리사업 성장률만 봐도 BYD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이 자국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기차 및 이차전지 전문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의 올해 1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판매된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 기준)은 1천237MWh로 전년 동기(127MWh) 대비 874.0% 급증했다. 중국 기업 CATL의 사용량도 1천705MWh로 같은 기간 대비 165.6%나 늘었다.

LG화학이나 삼성SDI의 성장률은 각각 65.3%, 1.8%로 BYD, CATL과 큰 차이를 보였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지난해 1월 대비 올해 1월) 중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71% 급증하면서 중국 업체들의 입지가 더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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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는 중국기업은 물론 중국 정부가 자국 시장을 호락호락하게 내주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자국 배터리기업을 지원하는 보조금 정책이 폐지돼도 다른 방식이나 제도로 중국 업체들의 선점 구도를 강화할 것이란 시각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2021년부터 중국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BYD나 CATL이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계속 움직이고 있다”며 “CATL은 중국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들과 협력을 확대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다. 국내사들도 대응 전략을 짜고 있겠지만 실제로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중국시장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