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갤럭시S8 이후 유지해온 빅스비 하드웨어 버튼의 봉인을 해제했다. 사용자는 빅스비 버튼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최근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주 빅스비 앱 업데이트를 배포했다. 갤럭시 S8·S9·S10 시리즈, 노트8, 노트9 등이 업데이트 대상이다.
해당 기기에 업데이트를 설치하면 사용자는 빅스비 하드웨어 버튼 용도를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다. 카메라, 지메일, 구글지도 등 원하는 앱을 실행하는데 쓸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빅스비 출시 이후 갤럭시 스마트폰 기기에 빅스비 전용 하드웨어 버튼을 유지해왔다. 구글어시스턴트나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아마존 알렉사 등 다른 인공지능(AI) 개인비서 용도로 쓰지 못하게 봉인한 것이다. 이에 수많은 갤럭시 스마트폰 이용자가 빅스비 하드웨어 버튼 비활성화를 요구했다.
삼성은 빅스비 버튼을 완전히 풀어놓지 않았다. 버튼을 한번 혹은 두번 눌러 다른 용도로 쓸 수 있게 했다. 어떤 식으로든 빅스비의 빠른 활성화 경로는 유지하게 했다. 빅스비 외의 AI 비서를 빅스비 버튼에 할당할 수 없게 막는 것도 유지했다.
설정법은 다음과 같다.
앱 설정이나 삼성 갤럭시 앱스토어에서 빅스비 보이스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다. 현재 최신 버전은 2.1.04.18이다. 빅스비 보이스를 실행하고 화면 우측하단의 점 세개를 눌러 설정(settings)으로 들어간다. 빅스비키를 눌러 배열 옵션으로 들어간다. 버튼을 한번 눌러 빅스비를 깨우거나, 버튼을 두번 눌러 빅스비를 깨우는 것 중 선택할 수 있다.
버튼을 한번 혹은 두번 눌러 빅스비 외 다른 앱을 사용하려면 별도의 매핑 절차가 필요하다. 원하는 앱을 매핑하는 창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앱을 선택하면 된다.
삼성에서 제공하는 선택가능한 앱 목록에서 구글어시스턴트를 바로 설정할 수 없다. 빅스비 버튼으로 구글어시스턴트를 사용하려면 써드파티 앱을 별도로 설치해야 한다.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삼성 갤럭시 앱스토어에선 받을 수 없고, 웹이나 외부저장장치를 통한 사이드로딩 설치를 해야 한다.
빅스비는 삼성전자 제품의 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등 기기 내부에서 요구되는 각종 AI 기능은 빅스비의 몫이다. 삼성 제품이 바깥 세계와 연결될 때 빅스비는 기기 내외부의 연결을 관장하는 중개자 역할을 한다. 일종의 대변인이다. 구글 어시스턴트나 아마존 알렉사는 삼성 기기 자체를 제어하지 못한다. 모든 외부 AI의 삼성 기기 접근은 빅스비를 통한다.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다른 AI를 부를 때 빅스비를 통하거나 별도로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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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게 빅스비는 구글 안드로이드 외부에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이다. AI 영역에서도 구글에 종속될 수 없고, AI를 내주면 모든 스마트 가전의 영역을 외부에 내줘야 한다.
빅스비 실행 버튼을 다른 AI에 할애하지 않는 건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빅스비 버튼 해제가 갤럭시 시리즈 사용자의 최대 관심사일 정도로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최신 빅스비 업데이트는 기존 전략을 유지하면서 사용자 요구를 일정 부분 반영한 타협안이다. 삼성은 애초 갤럭시S8 출시 당시 빅스비 버튼 비활성화 방법도 제공하지 않다가 나중에야 비활성화 기능을 제공했다.